오랫동안 반목을 지속하던 서울지역 충전·판매업계간 대화의 물꼬가 열렸다.

서울지역 충전 및 판매업계의 극한 대립은 서경에너지 출범이 사실상 도화선이 됐다. 이후 원일에너지가 등장하면서 충전업계의 위기감이 더욱 커졌고 여기에 판매업계가 야심차게 추진한 허가권역내 판매제가 충전업계 반대로 좌절되면서 기름을 끼얹은 것처럼 타올랐다.

따라서 兩업계간 타협점 역시 서경에너지 처리문제가 핵심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말썽을 빚고 있는 대부분의 시장문제에 서경에너지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것을 봐도 그렇다.

사실 서경에너지는 출범 당시 많은 각광을 받았다. 충전업계에 앞서 내부 구조조정(통합작업)을 성공리에 마친 판매업계가 유통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서경에너지가 공급지역을 계속 늘려나가면서 내부에서도 빈번한 마찰을 빚었고 충전업계와의 갈등은 더욱 악화됐다. 이 와중에 경기 북부지역까지 문제가 확산되고 판매시장 내부에서도 혼란이 심화되자 주인格인 서경에너지에 대한 판매업계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심지어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해체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정말 서경에너지가 모든 시장혼란의 주범일까. 일련의 사태진행을 보면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서경에너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 역할이 중단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주도적 역할을 해온 사업자들이 과욕만 부리지 않는다면 설립취지는 물론 추진방법에 있어 국내 LPG산업을 한단계 격상시킨 공로가 크기 때문이다.

충전·판매업계가 산적한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되 빈대 잡는다고 초가집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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