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서만 벌써 CO중독사고 4건이 발생, 8명이나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해 관련 4개 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가스보일러사고예방대책 실무협의회가 개최됐다. 연이은 가스보일러사고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보일러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단체별 시각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가스협회가 실시한 점검결과를 보면 5년이상된 보일러 288만대 중 부적합(설치) 보일러는 14만여대로 5%를 차지했다.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문제있는 보일러를 점검한 수치였다.

그러나 가스보일러 제조사의 점검결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가스석유기기협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3개社에서 실시한 안전점검결과 87만6천대 중 부적합 시설은 8백여대로 0.1%에 불과했다. 도시가스협회의 1/50 수준이다.

검사주체가 다른 만큼 일정수준의 오차는 이해할 수 있지만 1/50의 차이는 쉽게 납득키 어렵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이 같은 의문점에도 불과하고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다. 누가 점검을 어떻게 할 것이며 부적합 보일러의 개선에 대해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만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물론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부적합시설을 점검하고 개선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매번 계속되는 회의에도 불구하고 매년 유사한 사고가 계속된다면 또다른 문제점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의 회의가 신뢰성 없는 자료를 통해 ‘전진 앞으로’만 했던 것은 아닌지, 돌이켜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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