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록도가 보이는 고흥 녹동항에서

'뚜그닥∼뚜그닥∼뚜그닥∼'

"할리 데이비슨의 배기음은 여러 바이크에 섞여 있어도 그 특유의 말발굽소리 때문에 눈에 확 들어옵니다. 군계일학이지요"

한국가스기술공사 정철현 대리(34세)는 바이크 매니아다. 정대리의 바이크사랑은 아기때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고 아버지의 바이크 앞자리를 차지하면서부터이다.

대학을 진학하면서 아버지가 사주신 MX-125CC, 군을 제대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구입한 레이싱 바이크 ZX-7R을 거쳐 현재 타고 있는 것은 2003년 Heritage softtail 100주년 기념모델 할리 데이비슨으로 배기량 1450CC에 약 3천만원 가량하는 '명품'이다. 한마디로 밤거리 도심의 차량 사이를 폭주하는 '빠라바라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이다.

"할리는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타다보니 옵션파트가 많이 발달해 있습니다. 때로는 배보다 배꼽이 크지요. 돈이 많아서가 아니고 미쳐야 할리를 탈 수 있습니다"라는 정대리는 물론 바이크 보험에도 가입해 안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뚜그닥∼뚜그닥∼'하는 강한 진동음은 엉덩이를 통해 중추신경을 거쳐 말초신경을 자극한다는 것. 할리는 빨리 달리기 위한 바이크가 아니고 'Feeling' 자체로 배기음과 진동을 느끼며 바람과 주위 풍경을 즐긴다는 것이다.

쾌적한 주행속도는 80㎞로 대륙을 횡단하는 바이크이니만큼 내구성도 뛰어나다고 한다.

"연세가 69세인 아버님도 1800CC에 무게만 400㎏에 육박하는 골드윙이라는 바이크를 타십니다. 34년이상 타시고 있는데 바이크를 타기 위해 건강관리를 하신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지요"라는 정대리는 현재 광양정비사무소에서 회전기계 진동분석 및 관리, 초저온 LNG설비정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대리는 HOG(Harley Owners Group)멤버이다. 호그는 세계적인 동호회로 매년 정기적인 랠리도 있다고 한다. 할리를 구입하고 가장 먼저한 것이 정비 매뉴얼로 바이크를 손수 정비하면서 때론 업무의 연장같은 느낌도 들지만 오히려 업무에 도움을 주는 기술습득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할리를 타다가 신호대기시에 꼭 듣는 세가지 질문이 있다고 한다. "야 멋지네. 얼마예요" "이거 몇 CC인가요?" "얼마까지 속도 나갑니까" 가격을 따지는 부분에서 가끔 기분이 안좋기도 하지만 오해를 살까봐 성실히 답해 준다고.

가족과 떨어져 있다보니 가족의 소중함도 깊이 느끼고 있다. "와이프와 가끔 투어를 다닙니다. 한적한 도로를 달리며 대화하다보면 부부사이도 좋아지죠. 또 라이딩 자세가 서로를 껴안다보니 금술이 좋아질수 밖에요"라며 새해소망 역시 가족의 건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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