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를 시작하기 전 포즈를 취한 회원들.

“이승엽 선수, 배터박스에 들어와 투수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투수 와인드 업, 네 던졌습니다. 타자의 배트가 힘껏 돌아갑니다. 외야를 향해 쭉쭉 뻗어가는 공, 네 홈런입니다. 홈런∼∼”

최근 우리 국민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한국팀의 승승장구에 열광했다. 일본을 두차례나 제치고 미국까지 이겼을 때는 2002년 월드컵이 연상됐다. 아쉽게 준결승에 일본에 패했지만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야구 열풍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열기와 관계없이 자신들만의 심신수련을 위해 꾸준히 이를 즐기는 사회인 야구팀은 많다. yesco(옛 극동도시가스) 야구단도 당당히 이같은 대열에 합류했다. 틀에 박힌 업무에서 벗어나 던지고 때리고 달리는 멋과 맛에 흠뻑 취한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야구인이 아닐까…

지난 98년 10월 야구를 좋아하는 안전부문 직원 15명이 주축이 되어 창단한 예스코 야구단(감독 : 공사영업팀 조순환 대리)은 이후 꾸준히 회원이 늘어 이제는 32명의 어엿단 중견 야구단으로 성장했다. 유니폼에서부터 배트, 글러브, 베이스 등 각종 장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연월차수당을 모두 쏟아부어야 할 때도 많지만 이들의 열정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

열정만 넘치는 야구단은 아니다. 회사에서 연간 250만원의 참가비를 지원, 첫 출전한 원진리그에서 15개팀 중 당당 4위에 올랐고 올해 참가하는 윈리그에서는 3연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등 실력도 만만치 않다. 매주 수요일 업무가 끝나면 회사 운동장에 모여, 배트를 휘두르고 공을 던지며 땀을 흘린 결과다.

야구라는 경기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사회인리그에 참가하면 정규리그만 연간 15게임(매주 일요일)을 치러야 하고 플레오프에 올라가면 4게임이 남아 있다. 결국 거의 매주 일요일마다 야구장에서 살아야하니 같은 팀원들은 물론 가족까지도 한마음으로 뭉치고 또 이를 즐길 수밖에 없단다.

혼자서 고독을 느끼는 마라톤이나 선수 몇 명이서 하는 운동경기가 아니라 감독과 코치, 후보선수 등 20여명이 함께하는 야구는 결국 팀플레이가 가장 중요하다. 개인만의 능력발휘가 아닌 팀 전원이 함께 노력하며 목표를 이뤄가는 것이니 만큼 요즘 조직에서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맞춤 운동인 셈이다.

또 사회리그에 참여하면 회사의 이름을 걸고 경기에 출전하니까 책임감도 생기고 소속감도 많이 느낀다. 고객만족을 최고지표로 삼는 도시가스사의 경우 회사 홍보효과가 무엇보다 크다는 장점도 있다. 야구가 결코 회사업무와 동떨어진 개인들의 취미활동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조순환 감독은 “야구시합을 하면서 승패에 연연한다면, 스포츠맨십에 어긋나겠지만 이겼을 때의 짜릿함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야구경기가 늘 외부에서만 있다 보니, 직원들이 직접 보면서 응원할 기회가 많이 없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자 모두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따뜻한 햇살 아래 백구와 함께 몸과 마음을 하늘에 날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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