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5㎞ 출발선에 서면 모든 것이 정직하게만 보입니다. 3시간 남짓 달리는 가운데는 어떤 권모술수나 요령도 없어요. 자신이 열심히 준비했던 노력에 따라 기록이 나오는 정직한 스포츠죠”

산자부 소속 에너지자원 기술개발기획단 황규철 사무국장의 마라톤 예찬론이다. 마라톤에 대해 얘기하는 그의 음색은 은은하면서도 힘이 있다. 마라톤 훈련표에 따라 꾸준한 운동을 해온 공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지혈증과 과체중으로 고심하던 황 국장은 2000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1㎞, 그 다음에는 2㎞… 그렇게 조금씩 단련시키다 어느새 10㎞, 하프마라톤을 완주하고 이제는 풀코스도 3시간 9분대에 주파하는 마라토너가 됐다.

“김형곤이 죽었단다. 너도 너무 심하게 운동하지 마라”

지난 13일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 전날 어머니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는 황 국장은 “마라톤은 심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 자신이 연습한 만큼 뛸 수 있는 운동”이라며 “은퇴한 황영조도 당장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국장은 이틀에 한 번씩 강한 근력 운동과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며 훈련을 하고 있다. 신체에 강약의 자극을 줘 근육을 점차적으로 늘린다는 설명이다. 그러한 설명답게 그의 체격은 정장이 몸에 척 달라붙는다는 인상의 다부진 몸매를 지녔다.

황 국장은 기획단이 입주해 있는 에너지관리공단 내에서도 마라톤 전도사로 통한다. 수년간 마라톤 동호회 ‘폭주기관차’의 회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혹독한(?) 훈련부장을 맡고 있다.

“폭주기관차라는 이름처럼 폭주하지는 않습니다. 회원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게 마라톤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죠”

42.195㎞를 달리며 마주치게 되는 이름 모를 사람과 나무, 풀들을 보며 황 국장은 지금도 끝이 없는 소실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는 주말에도 신발장 속의 운동화를 꺼내 가까운 공원으로 나가는 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