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이요? 완전 딴 세상입니다. 그냥 딴 세상이 아니라 지상과는 다른 새로운 우주라고 해야 맞아요. 뭐라 해야 하나… 아름답고…영롱하고 또… 애고… 형언불가능. 직접 들어가 보세요”

대성쎌틱 공사관리 업무를 맞고 있는 유재덕 부팀장이 매 주말 바닷속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는 소문에 진상을 물으니 다름아닌 ‘스킨스쿠버’ 취미를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유 부팀장을 만나자 마자 ‘바닷속은 어떠하냐’고 묻자 새로운 우주라며 한참 동안 그 곳을 표현할 방법을 찾다가 결국 포기하고 기자에게 들어가 보라는 대답을 했다.

처음 스킨스쿠버를 하게 된 계기를 묻자 난데없이 ‘HAM(아마추어 무선통신)’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 햄을 시작했어요. 제가 사람들하고 이런저런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데 햄, 고 조그만 기계가 그토록 빠르게 사람간 인연을 맺어주는게 신기했어요. 햄을 시작한지 두어 달쯤 지났나, 햄을 통해 어느 무선사와 교신을 하게 됐는데 ‘당신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바다속에서 막 나왔다.’ 그러더라구요. ‘뭔 소리냐’ 했더니 ‘스킨스쿠버’를 하고 있으며 ‘동호회’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호기심이 발동돼 ‘나도 낄 수 있냐’고 문의했더니 ‘당장 오라’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 스킨스쿠버를 하게 됐습니다”

묘한 인연, 묘한 취미를 봤지만 햄으로 시작해 스킨스쿠버를 하게 됐다니 우습고도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사실을 알고 보면 스킨스쿠버 취미를 가진 사람치고 햄을 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니 놀라운 일도 아니다. 스킨스쿠버를 하다보면 바다에서 서로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교신하며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하나의 습관처럼 되었다는 설명이다.

스킨스쿠버는 보통의 취미와 달리 집과 멀리 떨어져 나가야만 만끽할 수 있는 취미이기 때문에 얻은것도 있고 잃은것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유 부팀장은 잃은 것은 없고 얻은 것만 있다고 했다.

“많은 친구를 얻고 생활의 즐거움을 얻었습니다. 언뜻 가족과 떨어져 혼자 여행을 하니 가족과의 정과 시간을 잃을 것 같지만 전 안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가족을 잃지 않기 위해 아예 가족들에게 스킨스쿠버를 가르쳐 줬으니 말입니다. 제가 어쩌다 바다로 나가지 않으면 가족들이 바다로 떠나자고 더 성화니 말 다하지 않았습니까”

취미 때문에 잃을 수도 있는 것을 아예 ‘동화(同化)’시켜 버린다는 그의 말에 참 좋은 방법이라며 고개를 끄덕여 줬다.

스킨스쿠버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 이외 뭔가 더 보람된 일을 하진 않을까 싶어 스킨스쿠버로 또 무슨 일을 하냐고 물었다.

“물의 날 같은 때 한강에 들어가 바닥정화운동을 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 동호회 사람들이 모두 하는 일이죠. 우리가 먹고 마시는 한강이 왜 그리 더러운지 처음에 무척 놀랐습니다. 고기잡는 그물부터, 온갖 고철까지 없는 게 없더라고요. 강이 깨끗해야 우리가 먹는 물과 음식도 깨끗해지는데 왜 그것을 모르는지…. 물을 좋아해서 그런지 물을 더럽히는 사람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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