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G8 정상회담과 세계 에너지 안보

페테르스부르그에서 G8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의장국인 러시아에 의해서 상정된 ‘세계 에너지 안보’가 주요 의제로 채택되어 논의되었다.

이번 회의에서 G8정상들에 의해서 합의된 ‘세계 에너지 안보’의 주요 내용은 에너지 자원 소비의 접근성 개선, 에너지 공급안보 증대를 위한 국제적 협력 강화 및 투자 촉진, 개방적?경쟁적인 에너지시장 형성, 공정·투명한 법제도 구축, 기후변화 및 신재생에너지 자원 개발 등이었다.

상기와 같이 합의된 원칙을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Action Plan)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의 투명성·예측가능성·안정성 향상, 에너지 부문의 투자환경 개선, 에너지 절약 및 소비효율 향상, 에너지 공급 다변화, 주요 에너지 인프라 시설 보호, 최빈국의 에너지 문제 해결,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한 발전 문제 해결 등이 채택되었다.

러시아는 이번 G8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에너지 초강대국으로써 자국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었고, ‘세계 에너지 안보’ 합의문에도 세계 에너지 안보 증대를 위한 에너지 공급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시켰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세계 에너지 안보 증대를 위해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에게도 동등한 에너지 소비기회를 제공해야 되며, 공급측면에서 탐사·개발·생산·수송 등 모든 부문에 대한 투자를 증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G8에 참가한 EU국가들은 이미 예상했던 대로 에너지 부문에서 합의된 내용을 제외하고는 유럽지역의 에너지 안보 증대를 위한 실천방안에 있어서 러시아와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EU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개방적·경쟁적인 에너지 교역 및 투자 시장 형성 필요성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를 얻어낸 것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한편, 미국과 EU는 러시아의 자원민족주의적 경향과 정부통제를 강화하는 에너지 정책의 개선을 러시아측에 강하게 요구하였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식 발전모델’을 주장하는 것으로 대답하였다.

이번 G8 정상회담으로 향후 세계 에너지 안보 증대 차원에서 에너지 공급능력을 확대시키기 위한 에너지 생산지역에서 탐사·개발·생산·수송 부문에서 투자 증대와 원자력 이용 확대 등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 및 투자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푸틴정부가 국내 에너지 자원개발 부문에서 자원민족주의적이며, 정부통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G8 의장국으로써 ‘세계 에너지 안보’ 합의문에 포함된 내용들을 이행하려는 모습들을 대외적으로 보이려 할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현재 동북아지역에서 정부 또는 민간 단위에서 계획·추진되고 있는 에너지 부문의 다국간 협력 사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하거나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되도록 노력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 예상될 수 있다. 우리는 예상될 수 있는 러시아의 이러한 측면을 한·러간 에너지 협상 시에 충분히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 동북아 지역에서 원자력 부문에 대한 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 상황 및 중동지역 정세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동북아 국가들을 포함해서 세계 각국은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미 중국은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발표·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도 동시베리아·극동지역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동북아 지역에서 원자력 부문을 포함해서 에너지 협력 대상을 좀 더 확대시키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성규 초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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