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의 관계에도 악순환은 존재한다. 악순환이 있다고 해서 이를 그대로 방관하거나 대화를 포기해 일하던 손을 내려놓으면 악순환의 고리를 결코 끊을 수 없다.

악순환을 순순환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기업은 이익추구 활동을 못하게 되고, 개인은 자아실현과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사회는 공익활동과 복지활동을 못하게 된다.

노조는 엄연히 이익단체다. 그러한 이익단체를 설득하고 대화창구로 끌어내기 위해서 가스기기 제조사들은 하나같이 ‘화합’과 ‘신뢰’를 강조한다. 하나 된 화합과 상대를 믿는 ‘신뢰’만이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스기기시장의 한계점을 탈피시켜 더 나은 미래를 보장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경동나비엔은 ‘소비자를 생각하는 노사문화’를 꼽고, 롯데기공은 ‘가족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건강주의’를 꼽고, 대성쎌틱은 ‘신뢰와 존중이라는 부모로 참여와 협력이라는 자식을 분만한다’며 노사 관계를 표현한다. 말은 다르지만 이 모두는 ‘공존을 위한 노사상생’이라는 단 하나의 주제를 담고 있다.

가스기기업체의 공존을 위한 노사상생엔 ‘세밀함(detail)’이 가장 강력한 무기다.

노사상생을 쾌적한 환경에서 일을 잘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직원의 건강을 제일 먼저 챙기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창의적 지식과 아이디어로 회사의 이익창출에 직간접적인 공헌을 할 경우 포상을 실시해 의욕을 높이기도 하고, 회사 내에 든든한 ‘형님’을 만들어 주자는 기획 하에 ‘브라더쉽’ 제도를 운영해 선후배간 관계를 돈돈히 하는 회사도 있다.

이처럼 기기업체는 노사상생이라는 거대하고도 힘겨운 목표를 위해 큰 폭으로 움직이기 보다 눈에 훤히 드러날 정도의 세밀한 움직임을 선택했다.

‘세밀하면서 치밀하게 노사간의 악순환을 제거한다’는 게 가스기기업체의 노사상생의 가장 큰 원리인 것이다.


롯데기공

연례행사 노사분규 최근 3년간 종적 감춰

 

▲ 전문가의 협력 하에 금연선서를 한 직원을 대상으로 금연크리닉을 하고 있다.

롯데기공에 노사관계에 대해 물으면 ‘노사간 대립과 의견의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상생의 정신으로 노조 및 조합원의 의견을 정성껏 듣고 그것들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롯데기공은 2002년까지만 해도 매년 분규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04년 현 노조집행부의 출발 및 회사의 지속적인 복리후생 강화와 회사의 노조 파트너십 인정, 노조 및 조합원의 실리적, 합리적 관계 확립에 대한 인식전환으로 화합의 역사를 만들게 됐다.

이렇듯 상생의 길을 가게 된 데는 복지제도의 강화와 함께 ‘창립기념일 등반대회’ 등을 통해 노사간 서로 밀고 끌어주는 방식을 체험하고, 상하반기 사내 ‘체육대회’ 등을 통해 승리하기 위해서는 한 몸 한뜻이 돼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모범사원 해외연수’ 등을 통해 직원들의 공동체 인식을 강화한 것이 큰 힘이 됐다. 또 올해는 처음으로 ‘패밀리데이’를 개최해 직원과 그 가족들이 서로 유기적 관계를 도모해 직원의 가족까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했다.

그 결과 매년 발생했던 분규는 사라지고 2004~2006년 3년 연속 무분규 단체협상 타결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롯데기공은 앞으로 이러한 성과를 지속시키고 노사상생의 길을 공고히 하기위해 새로이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정책’을 펴겠다는 계획을 세워 둔 상태다.

이미 남부보건소와 연계해 흡연하는 직원들을 파악한 후 금연운동을 실시해 흡연자는 물론 비흡연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직원 52명이 이미 금연 선서와 함께 금연프로그램을 운영 52명이 금연 성공을 눈앞에 둔 상황은 롯데기공이 노사를 위해 ‘몸의 건강’을 추구하는 것들 중 가장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다.

이 모든 롯데기공 노사상생 원리의 역사는 ‘가족원리’ ‘행복추구’ ‘건강주의’라는 삶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한 공존공영에 기인한 것이다.


대성쎌틱

‘존중’은 수단이고 ‘협력’은 결과물

 

▲ ‘노사에 불필요한 소모전은 모두에게 손실’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해 2004~2006년까지 연속적인 임·단협 무교섭타결을 이루어 냈다.

대성쎌틱의 노사간의 관계는 ‘신뢰와 존중’ ‘참여와 협력’이라는 말로 정의내릴 수 있다. 이는 대성쎌틱의 노사관 혹은 철학이 ‘노사는 발전과 이익, 그리고 행복이라는 공동목표를 갖고 일을 진행하는 동업자’라는 인식하에 신뢰와 존중을 무기로 참여와 협력이라는 결과물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도달하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모든 기업의 노사관계가 그렇듯 크고 작은 의견 불일치가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성쎌틱은 그럴 때마다 ‘신뢰와 존중’을 기본 바탕으로 ‘참여와 협력’이 이뤄지도록 노력했다.

그 방법은 다양했다.

고충처리 활성화 방안으로 노사의 실무 당사자가 수시로 대화를 통해 직원들의 고충사항을 전달하고 전달받음으로 의견불일치를 처음부터 없애 소속감 및 주인의식을 함양시키는 것은 기본이었다.

정기적인 ‘노사협의회’를 운영해 회사의 경영여건과 계획을 직원들에게 보고하고 설명함으로써 ‘우리 회사는 이만큼 투명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매년 6월과 12월 경영실적, 부서 추진업무실적과 이듬해의 경영방침 및 부서별 업무계획을 전사원에게 설명 및 발표하는 행사가 대표적인 예다.

또 직원들의 창의적 연구 혹은 지식과 아이디어를 공장 운영에 반영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포상으로 근무의욕을 높이는 제도 또한 직원들의 회사만족도를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이 외에도 노사상생과 화합을 위한 노력들은 많았다. 춘계야유회, 추계체육대회, 노·사 한마음 정신력강화 공동체 훈련, 각종 크고 작은 워크숍, 사내 헬스장 및 운동시설 등이 그것이다.

대성쎌틱은 이러한 노사상생의 매개제도를 통해 ‘노사의 불필요한 소모전은 모두에게 손실’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해 ‘2004~2006년까지 연속적인 임·단협 무교섭타결을 이루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또 더욱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재 SIX SIGMA교육을 2003년부터 시행했으며, 공장 경영혁신(TPS) 프로그램을 지난해부터 가동했고, QMP30 활동의 원가절감활동 등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고 있다.


경동나비엔

주인의식 통해 ‘하나의 경동’ 이끌어

 

▲ 직원들간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브라더십 제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27년간 국내 보일러 업계를 이끌어온 경동나비엔의 노사관계는 ‘화합중심’이라고 단언한다. 노사의 중심 테마에는 ‘소비자’에 있다. 소비자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해 임직원들은 자연발생적으로 ‘화합’을 솔선수범하게 된 것이다.

 

경동나비엔이 내세우는 화합의 뜻은 ‘1 사원 1 기업갗라는 윤리강령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는 회사와 임직원이 공통의 이익을 목표로 매진하기 위해 ‘사원이 곧 기업갗라는 주인의식을 갖도록 한다는데 그 뜻이 있다.

경동나비엔은 세계로 향하는 경동인, 미래로 향하는 경동인, 하나로 향하는 경동인이라는 ‘3대 주제’로 사내 노사문화를 이끌고 있다. 이와 같은 조직 문화는 회사를 기반으로 개인은 자아실현을 이뤄내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이뤄내고 소비자는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제공 받는다는 경영이념이 그 바탕에 있다.

경동나비엔은 노와 사의 구별이 아닌, ‘하나의 경동’이라는 이름하에 노사간의 동료 의식을 굳건히 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그 방법중에 하나가 선배가 후배를 위해 ‘선택과 능력배양’의 기회를 제공하는 ‘Brother Ship제도’다. 이 제도는 노사간 의견 불일치를 미리 탐색해 해결하고자 하는 경동나비엔의 독특한 노사문화로 ‘선후배간 밀착 지원 시스템’의 일종이다.

이와 같은 제도가 탄생하게 된 데에는 ‘열린 경동인’을 표방하는 경동나비엔이 선후배, 남녀 상호간 배려하는 마음을 조직문화의 기본으로 명시해 열린 대화와 투명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에서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경동나비엔만의 노사화합 프로그램 중 하나다.

경동나비엔 평택공장에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재해 생산을 통한 무결점 제품’을 외치는 경동인의 의지를 엿보게 된다. 경동나비엔은 내적으로 ‘사람에 대한 안전’을 통해 외적으로 ‘최고의 제품’을 지상과제로 노사화합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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