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용기(容器)안에 들어있는 가스의 양(量)이 과연 정량인가. 그 품질은 믿을 만 한가. LPG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늘 느끼고 있는 의구심중의 하나이다.

양의 문제는 계량기에 의해 사용한 만큼의 요금을 지불하는 「체적거래제」가 정착되면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품질에 대한 신뢰도는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프로판에 부탄을 너무 많이 섞고 있다는 LPG판매소의 불만이 여기 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기화(氣化)가 안돼 남아 있는 가스무게를 흔들어 보고 「가스통에 물을 집어 넣었느냐」는 소비자의 항의도 듣고 있다는 판매업자에서부터 「이런 상태라면 체적거래는 도저히 못하겠다」 등 비판의 강도가 심각하다.

그러나 충전소의 반응은 「프로판 부탄의 혼입은 정유사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우리는 모른다」 「가격이 동일한데 누가 고의적으로 섞겠느냐」 등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가정용 LPG인 프로판에 일정비율의 부탄을 혼합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관행이다. 그러나 문제는 법적 근거와 기술적인 기준이 없다는데 있다.얼마전 가스안전공사가 LPG품질기준을 제정하려고 발의 했으나 정유사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고 한다. 분명 이 문제는 떳떳하지 못한 무엇인가가 내재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품질경쟁, 서비스경쟁시대에 LPG의 품질은 언제까지 수입·정유사와 충전소의 양심에만 맡길 것인가. 프로판에 부탄을 왜 섞어야만 하는지. 그 비율은 기술적으로 동·하절기에 어느정도가 적당한지. 이젠 진실을 밝혀야 한다. LPG도 도시가스와 같이 성분분석과 열량분석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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