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한다는 건 산봉우리에 오르는 것이 꼭 목적은 아닌 듯 싶다. 굽이굽이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며 주변의 산세를 두루 감상하는 일이다. 자신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산을 오른다는 기분보다 산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산행은 산의 높이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산의 깊이를 깨닫는 기회가 된다.

에너지업계에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정수남 실장. 에너지관리공단 산악회 회장으로 10년 가까이 이끌어 온 정수남 실장은 최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올랐다.

“설날 연휴기간에 휴가를 보태 히말라야 설산에 홀로 가기로 했죠. 네팔행 대한항공 전세기에서 마주한 히말라야 산맥은 장관이었습니다. 구름 위의 설산에 저도 모르게 ‘와!’하고 찬사가 새어나왔죠.”

지난 2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4200미터 베이스캠프 코스를 다녀온 정수남 시장은 “폭설로 사라진 길 위에 길을 내며 걷고 걸어 도착한 푼힐 전망대에서의 일출은 환상 그 자체였다”며 “하지만 결국 다만 지켜보며 잠시 머물고 갈 따름인 자연의 웅장함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특히 정수남 실장은 안나푸르나 산행에서 에너지시설에 대한 체험담도 풀어놨다.

“참롱이라는 제법 큰 마을이 있었는데 소수력 발전으로 전기를 밝히고 있었죠.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백두산보다 높은 지역인데 전기라니, 인상적이었죠. 이밖에도 나귀 등에 LPG용기를 싣고 다니는 장면도 기억에 남습니다. 현지 가이드의 말이 3000m 이하의 산장에서는 의무적으로 가스를 사용케 한다고 하더군요. 화목취사를 허용하면 금방 벌거숭이 산이 될 것을 예방하는 정부지침이랍니다.”  

안나푸르나의 산행기를 밝히는 정수남 실장의 눈빛이 반짝였다. 산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건에 대해 정수남 실장은 “산행을 한다는 건 우수한 체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며 “열정만 있다면 어떤 산이라도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열정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일화를 말하기도 했다.

“몇 해 전인가요, 기상청관측 사상 최저점을 기록한 영하 30도를 밑도는 날에 소백산 야간산행이 있었지요. 공단 산학회 대원 전체가 동상에 걸려 얼굴이 터버리고 일부에서 손가락을 절단하는 불상사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격려하는 큰 힘으로 그 어려움을 극복했지요. 그분들이 지금의 공단을 만들어가는 주요한 인물들입니다.”

끝으로 정수남 실장은 “내년 1월에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200m)를 찾을 생각”이라며 “산을 좋아하는 에너지업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한다”며 그의 열정적인 산행 계획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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