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들이 레일바이크를 타며 환호하고 있다.

정선선(線) 열차의 마지막 종착지인 구절리역. 2004년 9월 이후로 이 역에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 기차가 사라진 이 레일에는 대신 레일바이크가 힘차게 달린다.

평일에는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주말이면 레일바이크 체험객으로 구절리역은 북적인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이르는 레일바이크 구간은 총 7.2㎞로 국내 최장의 레일바이크 코스다.

레일바이크는 정선 일대의 석탄과 목재를 나르던 정선선 열차가 폐쇄되면서 레저용으로 개발됐다. 철로(rail)와 자전거(bike)의 합성어로 완만한 내리막길을 시속 10∼20km로 달린다. 2인승과 4인승이 있으며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약 50분간 레일바이크로 간 뒤 풍경열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모두 1시간 30분이 걸린다.

중간에 10분가량의 휴식이 끝나고 바이크는 열을 지어 슬슬 출발한다. 이곳에서 아우라지역까지는 20분 정도의 거리. 강을 건너고 부엌 굴뚝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정겨운 마을을 지나 바이크는 드디어 아우라지역에 닿는다. 구절리역에서부터 정확히 1시간이 걸린다.

레일바이크의 마지막 주자가 아우라지역에 도착한 후 5분쯤 지났을까. 저 멀리 기적을 울리며 느릿느릿 들어오는 앙증맞은 기차가 있다. 꼬마기차 ‘아리아리호’다. 이 기차의 임무는 아우라지역까지 레일바이크를 타고 온 체험객들을 무사히 구절리역까지 다시 모시고 가는 일. 바이크를 타고 오면서 놓쳤던 풍경을 하나하나 품에 안으며 달려가는 길에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레일바이크는 정선여행의 시작일 뿐이다. ‘아리랑’의 대표적인 가사 유래지인 아우라지, 국내 유일의 테마형 동굴인 화암동굴, 부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정암사, 아리랑의 고장을 기념하는 아라리촌 등 정선에는 들를 곳이 무궁무진하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인 정선아리랑의 대표적인 발상지 중 하나인 아우라지는 평창 도암에서부터 흘러온 송천강과 삼척 하장에서부터 물길을 이룬 골지천이 합류하는 곳. 두 강이 ‘어우러진다’고 해서 아우라지다. 이곳은 남한강 일천리 길을 물길 따라 목재를 운반하던 뗏목들의 출발 지점으로 각지에서 모여든 뗏꾼들의 아라리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선을 여행할 때는 끝자리가 2 또는 7로 끝나는 날 들르는 것이 좋다. 구수한 정선 5일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가는 길
영동고속국도 진부IC→59번 국도→나전삼거리에서 42번 국도 좌회전→구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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