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도 장화리 낙조마을은 해질무렵 여러 섬과 낮아진 하늘의 구름, 붉은 바닷물과 석양이 어우러진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갯벌 속 생물만도 100종 넘어
호미와 삽으로 조개캐는 즐거움

노을빛이 아름답기로 국내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곳이 있다.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노을을 바라보며 하염없는 감상에 젖거나 애인 혹은 가족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고 싶으면 그 곳으로 달려가 보자. 강화도 장화리의 낙조마을이다.

강화도 서남쪽 끝에 있는 이 낙조마을은 일몰시간이 다가오면 노을이 처음 생기는 것부터 해가 떨어진 후 어둠이 오는 모든 과정을 짙고 깨끗하게 볼 수 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다.

크고 작게 흩어져 있는 섬과 한껏 낮아진 하늘의 구름과 붉게 물든 바닷물 사이로 뉘엿뉘엿 떨어지는 석양과 한데 어우러진 노을은 장관이다.

애인과 함께라면 손을 잡고 아무 말 없이 노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고, 가족 나들이라면 갯벌에서 그물낚시를 하며 가지고 간 디카로 사진촬영을 해도 좋다. 낙조를 구경한 뒤 주변에 있는 횟집에 들어가 싱싱한 회를 먹고 돌아오면 금상첨화다.

예전에 버드나무가 울창했다고 해서 버드러지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곳 장화리 낙조마을의 한 주민은 “해 떨어지는 시간이 밀물이라면 바다가 붉어지고 썰물이라면 갯벌이 붉어지는데 우리나라에서 노을이 가장 붉기로 이곳이 최고다”라고 자랑한다.

가족과 함께 낙조마을에 놀러온 한 중년은  “직업상 전국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특히 강화도엔 거래처가 여러 곳 있어 자주 왔지만 무심함 때문인지 노을이 이토록 아름다운지 몰랐는데 오늘 보니 슬프도록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옆에 있는 부인도 “셔터만 누르면 예술사진이 되는 곳”이라고 거들었다.

이곳 장화리 갯벌은 천연기념물 419호이다. 그 만큼 깨끗하다는 뜻이다. 갯벌 속에 있는 생물도 100종이 넘는다. 노을 구경하는데 무슨 준비가 필요하냐 싶어 빈손으로 이곳에 오게 되면 낭패감에 젖을지도 모른다. 미리 호미와 삽을 준비해 조개와 바지락 등을 캐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만 봐야 하기 때문이다.

강화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장화리의 일몰시간을 월별로 기록해 뒀으니 출발하기 전에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8월엔 대체로 7시20분부터 일몰이 시작되고 9월엔 대체로 6시30분부터 일몰이 시작된다.

매년 8월에 ‘장화리 갯벌 망둥어축전’이 벌어져 망둥어 낚시와 고기잡이 갯벌 및 농사체험 행사가 있는데 지금은 행사가 끝날 무렵이라 조금은 아쉽다.

강화도에서 낙조를 감상하기에 좋은 곳은 장화리뿐만 아니라 마니산을 비롯해 하점면과 양사면의 경계에 있는 봉천산, 낙조봉, 강화도의 부속섬인 석모도 상봉산과 해명산도 있다. 또 장화리에서 동막리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차를 이용한 드라이브 코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밀물 시간엔 물결치는 수면을 볼 수 있고 썰물 시간엔 드넓은 갯벌을 바라볼 수 있어서 자연에 의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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