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초 린나이코리아 홈페이지의 고객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다.

며칠간 계속 이어진 글로 린나이의 전산실은 물론 각 부서마다 술렁거림이 이어졌다.

글은 ‘애비친구’ ‘염라대왕’ 등의 다른 이름으로 수차례 올라왔지만 내용의 뉘앙스는 비슷했고 심지어는 ‘최고 경영자의 이름’까지 도용해 회사를 우롱했으며 육두문자와 ‘폭탄으로 보답하겠다’는 식의 폭언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사태가 이쯤되자 급기야 전산담당 부서에서 IP추적에 나섰다.

전산실의 한 관계자는 “익명의 작성자가 지속적으로 ‘콘덴싱보일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봐서 대충 짐작은 갔다”며 전산실에서 추적한 끝에 알아낸 주소는 某 보일러社의 한 컴퓨터 IP였다는 것이다.

그때가 마침 총선시민연대 홈페이지에 익명으로 욕을 써올렸고 이에 시민연대가 추적에 나서 작성자가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는 것이 밝혀져 사회가 떠들썩하던 시기였다.

린나이의 한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민원이나 불만사항은 달게 받아 들이겠지만 자신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사이버공간이라고 해서 회사 오너의 이름을 사칭, 칭찬하는 척하면서 비난하는 것은 에티켓에 크게 어긋나는 행동”이라며 명예훼손의 수준에 달하는 중대사안이라고 격분했다.

사태가 이쯤되자 작성자의 IP주소로 알려진 보일러사의 대표가 린나이 대표에게 최근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홈페이지 투고사건’에 대해 보일러업계에서는 ‘복마전같은 보일러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인터넷 추세를 타고 불거져나온 대표적인 사례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보일러업계의 전쟁이 가시화되는 전조현상’이 아니냐며 혹시나 원치 않는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길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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