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다들 위험하다고 말리는 오토바이를 왜 그리 좋아하느냐고 묻자 “오토바이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사계절의 아름다움”때문이라며 “젊은 사람은 속도를 즐기지만 난 세상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며 차분하게 설명한다.

봄엔 ‘자연의 따뜻한 기운’ 여름엔 ‘온화하면서도 세찬 바람’ 가을엔 ‘흙, 풀, 낙엽 냄새’ 겨울엔 ‘역경을 인내하는 느낌’이 말할 수 없이 좋단다. 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 현원호 과장은 모터사이클링을 즐긴다. 특히 겨울에 세찬 바람을 온 몸에 맞고 있을 땐 그것이 일종의 인생의 역경으로 치환되고 그것을 뚫고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그만이란다.

그래도 오토바이를 즐기는 것은 위험하지 않겠냐고 하자 “본격적으로 질주하기 시작한 3년 동안 작은 사고도 한번 난적이 없다”면서 “보통 사고가 나는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나는 그 3가지를 철저하게 피한다”고 요령을 설명했다.

첫 번째가 코너링을 하며 모래나 낙엽에 의한 쓸림현상, 두 번째가 타인과의 사고, 세 번째가 과속에 의해 짧아진 제동거리 때문인데 이중 첫 번째와 세 번째는 오토바이를 타는 젊은이들이 가장 주의를 하지 않는 부분이라며 그는 절대적인 방어운전을 하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처음 오토바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20대 초반에 읽은 책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빛의 속도로 질주하면 미래가 보인다’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 이후 오토바이를 동경했던 것 같습니다.”

현 과장은 아내가 있고 아이들도 있는 가장이다. 오토바이를 몰고 나가면 다들 말릴게 뻔했다.

“뜻밖에 아내는 처음부터 담담해 했어요. 아내와는 연애를 제법 오래했는데 내가 오토바이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을 미리부터 알고 있었죠. 3년 전에 예고도 없이 오토바이를 사서 집으로 들어가자 ‘결국 샀네.’하며 그냥 수긍하는 표정이었어요”

오토바이 마니아로서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동호회 활동을 못하고 있는데 동호회 활동을 하며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을 사귀고 싶어요. 또 오토바이로 전국 여행을 하며 우리의 산천과 그 냄새, 그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요. 이것이 앞으로 저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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