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가스의 인간 캐드로 불리는 영업공사부 설계관리팀 김용균 대리. 술 잘 먹고, 사람 좋아하는 40대 직장인인 그가 그림을 그린다는 소식에 회사 직원들은 처음에는 황당했다고 한다. 회식자리나 행사자리마다 타고난 성격으로 동료들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다보니 김 대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럴만 하다는 것.

지난해 우연히 직장동료를 따라 회사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근로자문화센터를 찾은 게 수채화와 인연을 맺게 됐다.

“수채화반이라고 해서 무료로 가르쳐 주는 곳이라 성의 없이 가르쳐 줄 것이라고 짐작해 기대 반 걱정 반 하는 마음으로 첫 수업을 받았죠”

의외로 선생님의 꼼꼼한 수업과 기초부터 하나씩 하나씩 열정을 갖고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는 모습에 한마디로 “와우,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에 같이 왔던 동료는 나 몰라라 하곤 접수부터 했다고 한다.

사실 김 대리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그리기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만화, 동물, 상상화 등 자기만의 뎃생 세계에 푹 빠져 있었던 것이다.

“손재주가 좀 남다른 것을 학창시절에 느꼈죠.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주인공을 그려 친구에게 보여주면 많이 놀라더군요. 그때부터 그림에 대한 동경이 내 마음 한 구석에 있었나봐요. 하지만 따로 수업을 받거나 정식으로 그림을 배울 기회는 갖지 못했어요”

회사에서 하는 주 업무마저 설계도면을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좀더 섬세해진 그의 손재주가 수채화와 인연을 다시 맺게 한 듯하다.   

그는 “화폭에 자신이 본 풍경을 담을 때 마음의 안정과 평화가 오는 것 같아요. 특히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나만의 세상으로 옮길 때 설레는 마음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아요”

1년 동안 열심히 그림의 기초인 뎃셍에 심혈을 기울인 김 대리는 수채화를 통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익숙해져 버린 직장생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길 바라며 언젠가 작품전시회에 출전을 해보고 싶은 그의 꿈을 위해 오늘도 화폭 속에 나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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