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상에 가득찬 춘란을 돌보고 있는 최학래 사장

옥상에 춘란 600분 관리…“기다림을 배우죠”

“가스사업은 안전을 파는 사업입니다. 따라서 매일 매일이 신경 쓰이고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춘란(春蘭)을 바라보면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성격이 원래 급했으나 춘란에 취미를 붙임으로써 급한 성격을 부드럽게 완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부산시 연제구에 위치한 화성가스 최학래 사장(59).

최 사장은 충북 영동군 출신이지만 사회생활은 부산에서 시작했다. 그는 1972년 부산시내 LPG판매업소에 입사해 근무하다 LPG기구유통업에도 종사했다. 약 8년간 가스공급과 가스기구에 대해 공부한 후 1980년 화성가스를 개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가스공급이라는 일이 소비자를 직접 찾아 서비스하는 봉사업무라 봅니다. 하지만 항상 가스안전을 책임져야 하므로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만 들어도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예민해져 가죠.”

결국 그는 신경성 위염으로 고생을 겪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판단한 그는 낚시, 사냥 등의 취미 생활을 해 봤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후 1986년부터 춘란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쉬는 날에는 가방을 매고 산을 다니면서 춘란을 채집했다. 지금 그의 집 옥상에는 난실을 만들어 약 600분을 관리하고 있다.

“난은 습도와 온도 등에 무척 예민합니다. 해 뜨면 일조량을 조절하고 오후에는 온도와 습도 조절 등 하루에 몇 번씩 신경을 쏟아야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산에서 살던 춘란을 환경이 다른 집 옥상에서 키우려면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을 정도로 춘란 가꾸기가 어렵다는 그는 LPG판매업을 하면서 춘란을 배우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지만 춘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단다. “춘란은 1촉을 받는데 1년이 걸립니다. 즉 기다림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몇 년 후에는 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할 생각입니다.”

약 30년 가까이 LPG판매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최학래 사장은 독거노인의 가스시설 교체, 명절 때 동네 경로당을 방문해 작은 선물을 전달하는 봉사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너무 LNG편향 정책으로 치우치고 있어 LPG업계가 많은 고전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도시가스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학래 사장은 LPG산업의 발전을 기대하며 오늘도 춘란을 가꾸기 위해 옥상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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