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료전지의 상용화에 앞서 연료전지 용어에 대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가정용, 발전용, 수송용, 휴대용 등 연료전지 용도별로 나눠져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GS퓨얼셀, 퓨얼셀파워 등 관련 업계에서는 ‘가정용 연료전지’라 불리고 있는 연료전지 명칭을 ‘건물용 연료전지’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다. 가정용으로 용어를 한정할 경우 연료전지 시장 진입에 있어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 국제표준(ISO/IEC) 규격에서는 Stationary fuel cell power systems(고정형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Portable fuel cell power systems(휴대용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Micro fuel cell power systems(마이크로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흔히들 말하는 수송용은 명확하게 쓰이는 용어 없이 Fuel cell system for propulsion and auxiliary power units(추진력과 보조전원장치를 위한 연료전지시스템)으로 범위를 정하고 있다.

또한 Stationary fuel cell power systems은 용량에 따라 10㎾이하는 Small fuel cell power system으로, 10㎾는 Large fuel cell power system으로 분류되며 흔히 가정에서 사용되는 연료전지는 RPG(Residential Power Generator:주거용 열병합 시스템)으로도 불린다. 

연료전지 보급이 가장 앞선 일본의 경우 크게 정치용(定置用), 자동차용(自動車用), 휴대기기용(携帶器機用)으로 나뉘며 정치용은 분산발전, 발전용, Back-up발전으로 또다시 분류된다. 일본에서 가장 활발하게 보급되고 있는 가정용 연료전지(家庭用 燃料電池)는 분산발전에 해당된다.

한마디로 Stationary fuel cell power systems 안에 국내에서 가정용, 건물용, 발전용이라고 불리는 연료전지가 모두 포함되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가정용, 상업용, 발전용 등 이해 관계자마다 부르기 쉬운 용어로 뒤섞여 사용되고 있다.

한 연료전지 업체 관계자는 “10㎾이하의 소형 발전용 연료전지는 현재 국내에서 개발 돼 모니터링 사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1㎾급 연료전지와 기술적 접근이 비슷할 뿐 아니라 실제 적용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굳이 가정용으로 한정 지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정용 연료전지를 주력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상업용의 범위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실정으로 가정용과 상업용으로 국소적인 범위를 정하는 것은 적합한 분류기준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수송용 연료전지를 버스용, 승용차용, 선박용 등으로 따로 부르지 않는 것처럼 아파트, 주택, 병원, 빌딩 등 다양한 수요처에서 적용이 가능한 건물용 연료전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업계에서 제공하는 공식 문서에도 건물용 연료전지로 표시하고 세부 분야를 지칭할 때 가정용이라고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연료전지 전문가는 “지난 그린에너지 전략로드맵 기획 때부터 가정용 대신 건물용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물론 기획팀에서 명칭을 정하는 권한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내 연료전지를 대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합의해 건물용으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용어 사용 혼선에 대해 해당 정부 기관 관계자는 “용어통일에 대한 특별한 필요성은 아직까지 느끼지 못한다”며 “적용처에 따라 그에 맞는 용어로 불리면 될 것”이라고 밝혀 일선 현장과의 괴리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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