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패널크기 대형화로 특수가스사용량 폭증
OCI머티리얼즈, 특수가스시장 선두주자로 떠올라
운송비 부담 높아 국산품이 가격경쟁력에서 앞서
국내기업들 신증설 러시…해외진출 등 영역 확장

▲ 세계적인 특수가스제조업체로 발돋움한 OCI머티리얼즈 영주공장.

수입국서 생산대국으로 올라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반도체, LCD, LED 등 전자산업이 최근 기록적인 호황에 힘입어 삼불화질소(NF3), 모노실란(SiH4), 고순도 암모니아(NH3) 등 국내 특수가스시장도 폭발적으로 늘어나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국내 특수가스시장은 무엇보다 전방산업인 반도체 및 LCD산업과 맞물려 있는 관계로 ‘반도체산업의 경기가 특수가스시장의 마로미터’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업계의 300㎜웨이퍼 생산라인과 LCD 8~10세대라인의 증설 등으로 인한 웨이퍼 및 패널사이즈가 대형화되면서 특수가스의 사용량도 대폭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챔버를 클리닝하는 NF3와 실리콘이 필요한 대부분의 CVD(화학기상증착법) 원료가스인 SiH4 사용량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본보는 최근 공급보다 수요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특수가스시장의 면면을 살펴보고, 국내 특수가스공급업체들의 성장과정과 요즘 이뤄지고 있는 공장 신증설 계획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2000년에는 국내에서 제조되는 반도체용 특수가스가 거의 전무해 이 분야의 매출도 아주 미미한 상태였다. 당시 대한특수가스(현 에프로덕츠코리아), 한국메티슨특수가스 등에서는 수입한 특수가스를 소분하는 정도였으나 대백신소재(현 OCI머티리얼즈), 아토(원익머트리얼즈), 울산화학(현 후성) 등 국내 토종 특수가스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우리나라 특수가스산업도 반도체 및 LCD산업과 더불어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제조되는 특수가스의 연간 시장규모를 약 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OCI머티리얼즈, 원익머트리얼즈의 연간 매출액과 에어프로덕츠코리아, 후성, 효성, 코아텍 등의 특수가스부문 매출을 합한 대략적인 수치다. 이밖에 대성산업가스, 한국메티슨특수가스, 린데코리아, 프렉스에어코리아의 경우 수입 특수가스와 국내의 공장에서 제조·충전하는 특수가스를 분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확한 집계를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지난 10년 간 많은 기업들이 앞 다퉈 특수가스를 국산화했고 양산체제까지 갖추면서 국내외 특수가스시장에 입성,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기업들 또한 국내에 특수가스제조공장을 서둘러 건설하는 등 한국 특수가스시장에서 함께 꽃을 피웠다.

 

NF3 국산화 물꼬 튼 대백신소재

▲ 국내에서 두 번째로 NF3를 국산화한 후성 울산공장.

특수가스산업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 지난 2000년 경북 영주의 대백신소재(현 OCI머티리얼즈)가 NF3 국산화에 성공, 제조시설을 착공한 이후 국내에는 매우 다양한 특수가스제조시설 및 신규공급업체가 봇물처럼 들어서기 시작했다.

2001년 NF3공장을 준공하고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NF3를 제조한 대백신소재는 우선적으로 대만 등에 수출하면서 국내 특수가스제조시대를 열었다. 사실 이즈음 업계에서는 대백신소재 진입의 성공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반도체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달리면서 코스닥에도 상장됐으며 2004년 소디프신소재로 사명을 변경하고 2005년에는 SiH4, WF6 등 특수가스품목을 추가하면서 명실 공히 특수가스업체로써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또 2006년에는 동양제철화학(현 OCI)이 인수했고 그동안 꾸준하게 특수가스제조설비를 증설, NF3의 경우 연간 2500톤까지 제조하면서 국내 특수가스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또 지난 2008년 2500억원의 투자계획을 전격 발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NF3의 경우 연간 2500톤 생산규모에서 2011년까지 3000톤을 증설, 총 5500톤으로 늘리고 SiH4도 기존 300톤에서 2000톤을 증설, 총 2300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이밖에 DCS(디실란 SiH2Cl2)도 제조하는 등 품목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어느 누구도 따라 잡을 수 없는 독보적인  NF3메이커로 우뚝 선 이 회사는 올해 7월 OCI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하고 모기업인 OCI와 같은 색깔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 회사는 현재 연간 4500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내년 2월까지 1000톤 생산규모의 플랜트가 더 늘려 연간 총 5500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 같은 성장과 함께 특수가스업계 관계자들은 이 회사가 우리나라를 특수가스강국으로 끌어올리는 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OCI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8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 15.39%의 신장률을 보였고 영업이익 610억원, 당기순이익 506억원을 올려 각각 1.20% 및 35.11% 증가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만 1111억238억원의 매출을 올려 2009년 상반기 834억6040만원에 비해 33.1%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껑충 뛰었다. 2009년 상반기 294억7126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는 381억3144만원을 올려 29.4%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10억3597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28억8121만원에 비해 35.6% 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기업 특수가스시장 참여 봇물

▲ 다양한 특수가스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원익머트리얼즈의 세미콘코리아 전시부스.

국내에서 두 번째의 특수가스시장에 진출한 업체는 아토(현 원익머트리얼즈)다. 지난 2002년 11월 오창과학공단 내에 탄산(CO2), 아산화질소(N2O) 등의 각종 고순도가스 정제시설과 육불화황(SF6), 사염화규소(SiCl4), 포스핀(PH3) 등의 특수가스제조시설을 갖추면서 국내 특수가스제조업체로 입성한 아토는 우리나라 특수가스시장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후에도 아토는 지속적인 투자로 고순도 암모니아(NH3)를 생산라인을 갖춰 LED생산업체에 대량 공급해 왔으며 수소, 산소, 아르곤, 헬륨 등을 주원료로 하는 다양한 혼합가스도 제조했다. 이 회사는 또 지난 2005년 원익과 원익 계열사에 매각되면서 2008년 12월1일 원익머트리얼즈로 새롭게 탄생했다.

특히 원익머트리얼즈는 그동안 고순도 암모니아(NH3) 제조시설을 꾸준히 증설해 왔으며 올해 상반기 충남 연기군 전의면 소재 산업단지에 약 4만㎡ 규모의 특수가스공장 부지를 매입해 현재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

반도체경기의 활황으로 원익머트얼즈의 상승세에도 탄력이 붙었다. 매출액만 보더라도 2008년 47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594억원으로 무려 26.07%나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각각 120억원 및 104억원을 올려 21.88%와 125.79%의 신장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펼쳐보였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NF3를 국산화에 성공한 업체는 울산화학이다. 울산화학은 지난 2004년 NF3 외에 고순도 NH3를 비롯해 육불화에탄(C2F6), 팔불화프로판(C3F8)를 제조해 왔다.

이후 지난 2007년에는 무기화합물 및 냉동공조용 냉매전문공급업체인 후성이 계열사인 울산화학의 특수가스 생산라인 및 영업권을 모두 인수했다. 이어 후성은 NF3 생산능력을 연간 300톤으로 증설, 총 600톤/年 생산규모로 늘리는 등 설비투자에 박차를 가했으며 C2F6, C3F8의 생산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강해 왔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총 1426억3479만원의 매출을 올린 후성은 전년도 1362억578만원에 비해 4.7%의 신장률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861억9307만원의 매출을 달성해 지난해 상반기 694억1640만원보다 24.2% 신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0억3999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35억6731만원으로 74.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세 번째로 NF3를 국산화한 효성도 연간 4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조만간 증설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안양소재 중앙연구소에서 지난 2003년부터 NF3 개발을 추진해 울산 용연공장에 NF3제조설비를 구축,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국내 특수가스제조업체는 이 뿐만이 아니다. 2006년 2월 코아텍이 고순도 NH3를 제조하면서 특수가스업계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안성공장까지 준공해 염소(Cl2), 브롬화수소(HBr)도 생산하고 있다.

 

외국기업, 한국을 전진기지로 삼아

에어프로덕츠코리아도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장 외에 2008년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1만7000여㎡의 부지를 마련 연간 500톤 생산규모의 NF3공장을 건설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울산에 연간 약 1000톤 생산규모의 고순도 NH3공장도 완공, 가동하고 있다.

이밖에 린데코리아도 불소(F2)제너레이터공장을 충남 천안에서 아산시 인주면 걸매리 일대 인주외국인투자지역으로 이전, 전자사업부를 보강하고 특수가스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 2006년 독일의 린데그룹이 영국의 BOC그룹을 인수하면서 반도체장비부문의 한국법인이었던 성원에드워드를 매각하고 F2제너레이터사업을 린데코리아가 맡으면서 20종 이상의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특수가스전문 다국적기업들의 한국 내 사업 확장도 매우 활발하다. 지난 1995년 설립된 한국메티슨특수가스의 경우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공장을 건설하고 N2O, He은 물론 반도체 및 TFT-LCD 제조공정에 쓰이는 아신(AsH3), 포스핀(PH3), 삼불화붕소(BF3), 육불화에탄(C2F6), 팔불화프로판(C3F8)과 99.9999% 이상의 고순도 NH3 등을 생산해 왔다.

특히 2006년에는 충남 아산에 제2공장을 건설하면서 한국을 아시아지역 특수가스 전진기지로 삼아 각종 특수가스를 제조,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8년 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탔으나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517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칸토덴카코리아도 2002년 경기도 용인에 특수가스 물류센터 건설하면서 NF3 등 불소계 특수가스와 각종 화학물질을 취급해 왔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91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정점에 도달했으나 대부분의 품목을 수입하고 있어 운송비 등의 부담으로 인해 국내 특수가스공급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져 지난해에는 7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또 일본의 쇼와덴코(昭和電工)의 한국법인인 한국소화화학품도 지난 2007년 경기도 안성에 가스센터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는 등 일본계 특수가스공급업체들이 한국진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솔베이케미칼 또한 울산에 F2공장을 건설, F2를 비롯해 육불화황(SF6), 불화요오드(IF5), 용융제 등을 제조,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울산 온산공단 내 4만5000㎡의 부지에 F2공장을 완공하고 국내는 물론 중국 등에 공급하고 있다.

 

LED·솔라쎌용 수소발생장치 눈길

수소가 특수가스의 범주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LED 및 솔라쎌 공정용에 많이 사용되면서 특수가스공급업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린데코리아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공장에 수소플랜트를 건설하기 위해 지난 3월 경기도 등 지자체들과 MOU를 체결하고 현재 공사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는 수증기개질방식의 수소발생장치를 설치해 제조된 수소는 LED응용제품용으로 2㎞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게 된다.

에어리퀴드코리아도 경북 상주의 웅진폴리실리콘에 수소발생장치를 통해 수소를 공급하게 된데 이어 최근 모 산업용가스메이커도 파주지역에 메탄올개질방식의 수소발생장치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수소발생장치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용인, 상주, 파주지역 등 LED 및 폴리실리콘공장이 수소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석유화학공단과 많이 떨어져 있을 경우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공급해야 하나 운송비가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온 사이트 방식의 플랜트건설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테크산업으로 알려진 LED 및 폴리실리콘공장은 분진이 많은 지역을 피해 들어서는 까닭에 앞으로 수소발생장치의 보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업체들 해외공장 앞다퉈 설립

지난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최근 들어 국내 토종기업들이 수출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해외 현지공장까지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마케팅시대를 열고 있다.

국내 2위의 산업용가스메이커로써 매년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대성산업가스는 지난 7월 중국에 특수가스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산동성 소재 용구화동기체社와 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 특수가스기업의 해외공장 설립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사실 대성산업가스는 그동안 국내에 특수가스 제조시설을 갖추지 않고도 이 분야에서만 약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매우 왕성한 영업망을 갖췄다. 이번에 건설하는 특수가스공장은 약 2만㎡의 부지에 약 1300만달러가 투자되며 공장 가동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초고순도 산소·질소·아르곤과 혼합가스, 표준가스 등 각종 특수가스를 제조하게 되며 반도체, LCD, LED, 쏠라셀용 특수가스도 판매할 계획이다.

OCI머티리얼즈의 중국 진출도 눈길을 끈다. 지난 8월 OCI머티리얼즈는 중국 강소성 소재 진강경제개발구에 NF3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자본금 약 300억원을 출자, 건설하는 이 공장은 연산 1000톤 규모로써 2012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들 국내 특수가스업체들이 중국시장에 서둘러 진출하는 것은 앞으로 이 지역에서의 반도체 및 LCD산업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특수가스품목의 경우 여타 제품과 달리 위험물로 취급돼 운송에 많은 제약이 따름으로써 막대한 물류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특수가스공급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에 직접 특수가스공장을 건설함으로써 결국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돼 향후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 해외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OCI머티리얼즈, 후성, 원익머트리얼즈, 효성, 코아텍 등 국내 특수가스공급업체들도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향후 그 영역을 더욱 넓혀 우리나라가 세계 특수가스시장을 석권하는 시대가 조만간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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