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혹한이 이어지면서 가스보일러를 점검하고 수리하는 서비스기사의 근무강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또 소비자는 약간의 보일러 기능 문제에도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과도한 서비스료에 불만은 커지고 있다.

20일 이상 한낮에도 영하 기온이 유지되면서 서비스기사의 하루 일과는 매우 분주하다. 보일러 내부에는 언제나 물이 차 있기에 순환펌프, 삼방밸브 또는 직수 관련 부품에 문제가 있을 때는 작업의 특성상 차가운 물을 만져야 하는데다 특유의 환풍 구조로 된 보일러실에서의 작업은 지친 육체의 피로도를 더욱 짓누른다.

보일러사의 한 서비스 기사는 “요즘처럼 지나치게 추우면 작업시간도 더 길어져 평소라면 점검과 수리를 하는데 40여분이면 끝날 수 있는 일을 1시간 이상, 부품에 따라서는 2시간씩 보일러실에 머물러야 할 때가 생겨 급격히 피로감이 오곤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회사 차원에서는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다.

보일러사는 서비스기사의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일의 특성상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다”면서 “그저 더 두꺼운 방한복을 지급하는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제조사는 서비스기사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평소에 서비스 출동을 하지 않던 대리점장과 센터장, 또는 서비스능력이 있는 부품 관리자로 하여금 서비스하게 해 조금이나마 그들의 피로도를 덜어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바가지요금에 소비자 불만도

추운 날씨에 보일러를 가동하는 소비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보일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 중 가장 빈번한 것이 ‘부품의 바가지요금’이다. 작은 부품을 교체하는데도 10만~20만원 이상의 부품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바가지요금을 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는 보일러사의 부품제조원가 비공개 원칙이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다. 보일러 부품 중에 적게는 1000원(오링 등)부터 많게는 40만원(열교환기 조립체)에 이르기도 한다.

서비스료는 부품 판매가와 출장비, 기술료 등을 합해 계산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부품원가가 얼마인지 알 수 없다보니 자연히 서비스료의 적정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바가지요금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보일러 부품원가를 공개하면 이러한 바가지요금 논란이 사그라지겠지만 보일러제조사는 보일러 원가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한 보일러사 관계자는 “지금의 보일러 부품가는 적절하다”면서도 “부품원가 공개는 곧 보일러 제조원가를 공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이는 회사의 중대한 영업비밀에 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동시간 단축, 노약자도 배려

추울수록 작은 난방 이상에도 소비자는 감정적으로 서비스 요청을 한다는 분석이다.

보일러사에 따르면 난방 이상으로 출동해 확인해 보면 전기 플러그를 빼놓았거나 가스밸브를 잠가두어 난방이 안 되는 경우가 거의 50%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또 이상 증세로 가장 많이 접수되는 것 중의 하나가 ‘온수 불편’인데 서비스 기사가 가서 점검하면 기계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제품임에도 ‘온수가 예전과 달리 빠르게 뜨거워지지 않는다’며 격앙되게 호소하는 때가 있다고 말했다.

보일러사 관계자는 “요즘처럼 추울 땐 보일러 물 온도가 낮기에 일정한 온도까지 상승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뿐 이는 보일러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서비스직원은 소비자의 작은 불만에도 귀를 기울이도록 훈련되어 출동시간과 노약자가 있는 집 등에 대한 배려 등을 하는 만큼 좀 더 서비스 기사의 어려움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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