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만 좋아하던 고교 친구들 모아 창단

신성엔지니어링 공조사업부 김용철 대리(29)는 지난해 9월 친구들과 야구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도 직접 야구를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무작정 일을 저질렀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동창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뭔가 결속할만한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공통점은 야구관전을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누군가 ‘야구를 해보는 건 어떨까’라는 말을 했어요. 일부는 긍정적이었고 또 일부는 부정적이었습니다. 저는 부정적인 쪽이었습니다. 관전은 좋아하지만 직접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직접 야구를 하게 되니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많이 나가던 몸무게도 조금씩 줄어들어 좋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흡족해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이 뭔가 취미를 갖는다는 것은 개인에게 만족감을 주지만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빼앗는 역기능이 있다. 김 대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집에 있는 아내가 처음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비용이 많이 들었거든요. 유니폼부터 야구화, 야구장갑, 야구배트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크게 싫어하지 않아요. 취미생활 덕에 저의 표정도 좋아지고 활력을 찾는 모습이 보기에 좋은 거죠.”

김 대리가 속해 있는 팀은 지금까지 10번의 시합을 했다. 평소 운동과는 거리가 있던 사람들이 모여 시합을 했으니 경기결과가 좋을 리가 없다. 2승 8패의 전적이다.

“팀을 만들고 주말에 모여 학교 운동장 같은데서 우리끼리만 체계 없는 연습을 했어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첫 경기에 도전했는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30대5로 대패한 겁니다. 그때 다들 ‘이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좀 더 진지하게 야구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팀원끼리 돈을 걷어 교습비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에게 한 달에 4번씩 야구교습을 받기 시작했죠.”

경기를 조금씩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부터 2승을 올린 것이다.

“올 2월에 나이가 꽤 되는 아저씨 팀과 시합을 치렀는데 우리의 이전 경기를 보고 ‘못하는 팀’으로 생각해 무시하며 경기를 펼치더군요. 너무 화가 나 오기가 생겼습니다. 다들 이를 악물고 뛰었어요. 실력은 없지만 정말 온힘을 다했어요. 그게 첫 승이 된 것입니다. 18대 15로 이긴 겁니다. 그때 알았어요. 운동의 반은 악과 깡으로 한다는 것을요. 큰 인생 공부였습니다.”

팀원은 모두 14명이다. 아마추어 야구팀이라고 해도 20명 가까이 돼야 지속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못나오는 팀원을 채우고 경기 중간에 선수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족하지만 저는 14명이 좋습니다. 누구하나 소외되는 사람이 없습니다. 경기마다 모든 팀원이 경기에 뛸 수 있기에 현재로서는 모두가 이 인원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김 대리는 또 한편으론 야구 취미와 관련해 여러 가지 욕심을 가지고 있다. 아직 실력이 부족하지만 한 단계 상위의 경기를 치르고 싶은 것이다.

“이제 조금씩 틀이 잡혀가고 있으니 ‘리그’에 나가고 싶습니다. 사회인 야구에 초보자 리그가 있는데 바로 그 경기입니다. 지더라도 좋습니다. 그저 조금은 모양새가 나는 야구를 하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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