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활동의 과정은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올바른 의사결정은 기업을 흥하게 만들지만 잘못된 의사결정은 잘 나가는 기업을 한순간에 망하게 한다.

70년대 말 미국의 아이아코카(Lee Iacocca)는 냉정한 현실파악과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을 토대로 장단기 경영전략을 적절히 구사함으로써 침몰위기에 놓인 미국의 크라이슬러 자동차회사를 극적으로 회생시켜 영웅이 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한때 우리나라 대학생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누렸고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의 한 사람이었던 김우중 회장은 잘못된 경영의사결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준 실패한 경영인으로서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미래 상황에 대한 과학적인 예측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도시가스업계는 산업구조개편에 직면해 있으며, 경영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욱 불확실한 상황이다.

기업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우리는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기업경영의 기본원리를 되새겨 보고 환경변화에 어떻게 창조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경영의 기본원리

우리는 경영학 교과서에서 기업의 목표가 이익의 극대화에 있음을 배웠다. 기업은 원재료, 노동, 자본, 기술 등을 투입(inputs)하여 공정상의 변환과정(transfor mation process)을 산출물(outputs)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고객이 사용하게 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해 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기업이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자.

기업은 자신의 산출물을 이용해 주는 고객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을 발굴하고 유지해 나가는 일이 이익극대화를 위한 1차적 과제인 것이다. 고객은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고 기업이 제공하는 산출물을 이용한다. 그러므로 기업의 산출물에 대한 고객의 만족가치가 그들이 지불하는 경제적 대가인 산출물의 가격보다 커야만 고객은 만족할 수 있다.

즉 ‘산출물의가치>산출물의 가격’이라는 부등식이 유지될 수 있어야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고, 계속적으로 고객을 확보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다음으로 기업측면에서 보면, 산출물의 가격이 이를 고객에게 인도하기까지 소요되는 모든 비용보다 높아야만 기업활동에 따른 유인과 혜택이 주어진다. 즉 ‘산출물의가격>산출물의 비용’이라는 부등식이 성립해야만 이익을 낼 수 있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고객과 기업 모두가 경제행위에 따른 혜택(benefits)이 주어져야만 기업의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 즉‘산출물의 가치>산출물의가격>산출물의 비용’라는 부등식이 계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 도전과 응전의 원리

미래학자 토인비(Arnold J. Toynbee)는 그의 저서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에서 역사의 興亡을 도전(challenge)과 응전(response)의 개념으로 설명한 바 있다. 모든 생명체는 내·외부의 도전에 대해 적절하게 응전할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논리를 기업측면에 적용해 보면, 기업이 생존해 가려면 계속적으로 새로운 문제와 부딪히게 되는데, 이렇게 부딪혀 오는 내·외부의 모든 문제를 도전(challenge)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도전해 오는 갖가지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계속적으로 생존·발전할 수 있는데, 도전에 대한 대응 노력을 응전(response)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산출물의 가치>산출물의가격>산출물의 비용’라는 부등식의 조건에 위협을 가하는 모든 문제들이 도전이 되며, 이러한 부등식조건을 유지하려는 기업의 대응 노력이 응전이 된다.

그렇다면 올바른 응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산출물의가치>산출물의 가격’이라는 부등식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쟁시장에서 산출물의 가격은 특정 기업이 마음대로 정할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진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따라서 산출물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것은 고객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질 수 있다. 즉, 산출물의 가치는 고객이 평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기업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고 고객의 만족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산출물의가격>산출물의 비용’이라는 부등식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불필요한 활동과 낭비요인을 철저히 제거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이러한 부등식 조건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 도시가스산업의 환경변화와 대응방안

그동안 도시가스산업은 지역분할의 독점적 체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충성도 높은 안정된 고객이 존재하였고, 공급가격은 큰 변동 없이 정해지며, 공급가격이 원가보상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공급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그렇게 절실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산업구조개편에 따라 경쟁체제가 도입하면 이 모든 요소가 유동적이고 불확실하게 될 것이며 응전을 위한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고객은 도시가스 이외의 다른 에너지원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고, 다수의 에너지 공급자들 중에서 가장 높은 만족가치를 주는 공급자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전략적 대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고객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언제 그것을 원하고, 어떤 채널로 해결을 원하는지를 항상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안은 도시가스 사용에 대한 안전대책과 고객의 확보 및 유지 대책, 그리고 서비스 질의 개선 등을 들 수 있다.

첫째, 운영상의 큰 위험을 안고 있는 우리 도시가스업계는 무엇보다도 체계적인 리스크관리 대책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안전관리와 교육, 배관망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 24시간 실시간 원격감시체계 등을 통하여 고객의 도시가스 사용에 있어서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어야 한다.

둘째, 고객을 확보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고객의 입장에서 자신의 특성에 맞는 가격체계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가와 환율변화 등 시장가격의 변화에 관계없이 계약기간 동안 고정된 가격(fixed pricing)으로 공급하는 방안, 유가와 환율에 따라 수시로 공급가격이 달라지는 지수가격(index pricing), 그리고 공급가격의 상·하한선을 사전에 정해 놓고 그 범위 내에서는 시장가격에 따라 공급가격을 결정하고 범위를 벗어나면 사전에 설정된 상·하한선 가격으로 공급하는 범위가격(range pricing), 가격의 상한선을 정해 놓고 시장가격이 상한선 아래면 사전에 계약된 고정가격으로 공급하고 상한선을 넘어서면 상한선의 가격으로 공급하는 캡가격(cap pricing) 등이 그것이다.

또한 천연가스가 가지는 고효율, 무공해 등의 장점을 활용하여 신규 수요창출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나아가 고객이 원하는 어떠한 에너지원도 공급할 수 있는 토털 유틸리티 공급체계를 갖추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로 고객의 만족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업종별, 산업별, 주거지역별로 정보교환의 장을 마련해 주고 고객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응해줄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관리소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하여 에너지 기기, 부동산, 이사, 농산물 등의 전자상거래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산출물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업무들을 온라인으로 대체하여 업무처리비용을 줄여거나, 필요한 공사나 원부자재의 구매방식을 다차원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적정인력과 핵심영역만을 내부화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적정수급관리와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수요예측 전문가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고객집단별, 지역별, 용도별로 정확한 원가계산을 통해 차별적인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활동기준원가계산(Activity Based Costing)시스템의 도입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도전에 대한 응전의 시기

중세 유럽의 튜울립에 대한 동화속에서 우리는 응전의 시기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절세가인의 한 소녀에게 청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 황태자는 자기와 결혼해 준다면 앞으로 물려받게 될 찬란한 왕관의 주인공이 된다며 청혼을 했고, 씩씩하고 늠름한 중세 기사는 자기와 결혼해 준다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寶劍을 바치겠다고 청혼을 했다.

또한 부호의 아들은 자기와 결혼에 준다면 집안의 모든 황금덩이를 바치겠다고 호소했다. 이렇게 청혼이 밀려들자 그 소녀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고민 고민을 하였다. 그 소녀가 결정을 내리고 못하고 시간을 보내자 청혼했던 세 사람은 기다리다 지쳐서 떠나버렸고, 그 소녀는 때늦은 후회 속에 비관을 하다 결국 죽고 말았다.

그 후 소녀의 무덤에서 꽃이 피었는데 그 꽃송이는 황태자의 왕관을, 꽃잎은 기사의 칼을, 그리고 뿌리는 상인의 금괴를 닮게 되었다는 튜울립에 관한 동화이다.

우리는 응전의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시기를 넘긴 응전은 그 만큼 힘들게 되며,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지금, 우리는 응전의 태세를 갖추고 시기를 선택해야 할 시점에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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