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를 운송하는 선박.

일방통행의 산유국 정책에 한숨만…셰일가스 등에 희망

한달 새 200달러/톤 ‘오르락 내리락’, 유통업계 고충 커져

올 들어 LPG수입가격이 급등락하면서 LPG유통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달 차이로 LPG수입가격이 무려 톤당 200달러 가량 오르내리면서 원가변동분 반영 시 유통사업자들이 고심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LPG수입가격의 변동은 계절요인 등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기 보다는 다소 주관적인 산유국의 가격결정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짙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이는 과거에는 보통 프로판소비가 늘어나는 겨울에는 가격이 오르고, 소비가 줄어드는 여름에는 인하되는 ‘동고하저’로 가격이 변동됐으나 최근에는 경기동향을 비롯해 투기자본 등이 LPG가격을 변동시키는 또 다른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석유공사의 통계자료를 근거로 최근 5년간 수입가격 동향과 이에 따르는 각 유통사업자별 가격변동 내역 등을 살펴봤다.
 

LPG가격 변동 현황

2008년 한 해 프로판의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768.33달러였으며 2009년에는 502.92달러로 전년대비 265.41달러(▽34.5%) 폭락했다. 2010년에는 708.33달러로 2009년과 비교해  205.41달러(▲40.84%) 인상된 후 2011년에는 828.75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120.42달러(▲17%) 올랐다. 급기야 올해 8월까지 평균 865달러를 기록 중이고 9~10월까지 계속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탄의 수입가격도 프로판과 비슷한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다만 부탄은 나프타의 대체연료로 많이 쓰이면서 프로판보다 가격이 소폭 비싼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LPG수입가격이 변동됨에 따른 수입·정유사가격은 2008년 프로판은 ㎏당 1214.42원을 기록한 뒤 2009년에는 850.12원으로 전년대비 364.3원(▽29.9%) 인하됐다. 이후 2010년에는 1056.32원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206.2원 가량 상승한 뒤 2011년에는 1230.05원으로 173.7원이 더 올랐다. 이어서 2012년 8월까지는 1279.53원으로 전년 대비 49.5원 올랐다.

자동차용 부탄충전소의 경우 2008년에 ℓ당 1009.04원에서 2009년 828.7원으로 180.34원(▽17.8%) 크게 하락한 후 2010년에는 전년도와 비교해 123.46원 오른 952.16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1년에는 ℓ당 1076.08원으로 다시 1000원대에 진입했고 2012년 8월까지는 무려 1111.15원을 기록 중이다.

LPG판매업소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반용프로판가격은 2008년-1789.92원/㎏에서 2009년-1577.23원으로 212.69원(▽11.88%) 인하된 후 2010년에는 1812.74원으로 전년대비 235.51원 올랐다. 2011년에는 2033.95원을 기록 2000원대에 진입한 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지난해 평균보다 78.62원 오른 2112.57원에 머물러 있다.

결국 LPG수입가격은 2008년까지 경기호조 등에 힘입은 에너지가격 상승세와 맞물려 고공행진을 하다가 2009년에 세계 경기냉각에 따른 폭락사태를 맞게 된다. 하지만 2010년부터는 LPG수입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세로 돌아서더니 2011년 이후부터는 꾸준히 고유가시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입원가가 인상되면서 자동차용 충전소 소비가가격은 ℓ당 1000원을 넘는게 어색하지 않게 됐으며 20㎏용기 한통도 4만원을 넘나들고 있다.

 

 

 그 원인도 다양

2008년은 세계경기 호조에 따른 국제유가가 연신 사상 최고가격을 돌파하고 있었고 이에 연동되는 LPG수입가격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부터 LPG수입가격의 상승세가 조금씩 꺾이더니 경기냉각 영향 등으로 동절기임에도 불구하고 LPG수입가격이 뚝 떨어졌다.

2009년에는 중반까지 다행스럽게 400~500달러 선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들어서는 700달러대까지 LPG수입가격이 다시 인상됐다. 최근 몇 년을 돌아보면 그나마 2009년이 안정세를 보였다.

2010년 들어서는 초반에 한파 등의 영향으로 LPG가격이 조금 오르기도 했으나 하절기에는 다시 안정되는 등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LPG수입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울러 하반기 들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내의 부탄수요 증가, 스팟물량 감소 등으로 LPG수입가격이 뛰어올랐다.

2011년에는 겨울을 지나 LPG소비가 줄어드는 시기임에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LPG수입가격도 크게 올랐다. 하지만 하절기에 계절적 영향으로 다시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았다.

2012년 상반기에는 LPG수입가격이 폭등했는데 지난 3월에는 사상 최고가격을 돌파하기도 했고 이내 안정되는 듯 했다가 다시 급반등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혼란에 빠진 LPG유통업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하기 때문에 국내 LPG유통업계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주변 산유국도 아람코에서 가격을 발표하면 그에 맞춰 같은 가격으로 조정하는데 이를 감시할 수 있는 기관도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LPG수입가격이 변동되는 이유 중 대다수가 선뜻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다. 계절적인 요인에 의해 바뀌는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하지만 경기상황, 투기자본, 산업특수 등 제3, 제4의 요인들로 인해 LPG수입가격이 급등락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LPG수입가격의 동향을 바라보는 LPG유통사업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인상폭 또는 인하폭이 한달 차이로 100~200달러를 넘나들 정도로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격이 인하될 때는 문제될게 없지만 인상되는 시기에는 LPG수입·정유사를 비롯해 충전·판매사업자들의 고충이 커진다.

수입사는 원가가 크게 오를 때 원가인상분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살얼음판 경영을 하고 있다. 물론 LPG가격이 하락하는 시점에서 이를 회수하기도 하지만 혹시 모르는 변수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전망

최근에는 LPG수입가격이 워낙 유동적이고 등락폭도 크기 때문에 향후 동향을 예측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다만 당분간 큰 이변이 없으면 현재처럼 고유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세계적으로 에너지의 소비가 많아지는 데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산유국 간 경쟁관계가 유지되지 않는 것도 한 몫 거들고 있다.

더욱이 올해 하반기에 LPG수입가격이 다시 100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여기에 동절기에 따른 소비증가 등이 겹칠 경우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셰일가스 도입 시 LPG가격도 어느 정도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셰일층에서 LNG를 생산할 때 일정 비율로 LPG도 생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얼마만큼 LPG가격이 인하될지 미지수지만 사우디아람코사가 발표하는 가격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이처럼 LPG의 도입비용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통사업자 별 경쟁촉진으로 LPG가격이 인하되는데도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국내에는 2개의 수입사와 4개 정유사들이 LPG를 공급하고 있지만 에너지시장이 다소 과점적인 형태를 보이는 경향도 있다. 더욱이 LPG충전소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를 통해 가격경쟁이 촉진되기도 하지만 결국 충전소별 판매물량이 감소하는 만큼 마진을 확보하는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은 LPG판매소가 가장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는데 프로판소비가 워낙 줄어들다 보니 마진을 늘려 수익을 보전하는 악수를 두는 판매소도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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