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2012 아시아 수소저장 심포지엄’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수소에너지사업단 김종원 단장

10년간 999억3천만원 투입…연구원 4787명 참여

총 826편 논문게재 및 184건 국내외 특허 등록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물 분해 수소 제조기술 개발과 수소에너지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고효율 저장·이용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지난 2003년 10월 출범한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공식적인 활동이 이달 말 종료된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으로 선정돼 총 9년 6개월간 활동해 온 수소에너지사업단. 그동안 사업단의 활동 및 성과와 함께 향후 전망을 취재했다.

 

총 3단계 걸쳐 사업진행

수소에너지사업단의 사업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돼 왔다.

1단계(2003.10~2006.03)에서는 주로 기초연구, 2단계(2006.04~2009.03)에서는 1단계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의 실증, 3단계(2009.04~2013.03)에서는 기술 확립과 최적화, 기술적 돌파구를 마련할 기초연구분야의 보완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했다.

단계별 세부적인 연구내용을 보면 1단계에는 광효율 1% 이상의 광화학적 수소제조기술, 0.5N㎥/hr급 수전해 수소제조 기술, 저장용량 4.0wt%의 금속수소화물을 이용한 수소저장 기술, 열효율 30% 이상의 1kW급 수소연소 동력 시스템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었다.

이어 2단계는 광효율 3% 이상의 광화학적 수소제조기술, 3N㎥/hr급 수전해 수소제조 기술, 저장용량 5.0wt%의 금속수소화물을 이용한 수소저장 기술, 열효율 35% 이상의 5kW급 수소연소 동력 시스템 기술 개발로 1단계 보다 목표치를 상향시켰다.

마지막 3단계는 실용화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 만큼 광효율 5% 이상의 광화학적 수소제조기술 실증, 150기압 1N㎥/hr급 이상 수전해 수소제조 기술 실용화, 저장용량 8.0wt%의 금속착수소화물을 이용한 수소저장 기술, 열효율 35% 이상의 5kW급 수소연소 동력 시스템 기술 상용화에 나섰다.

정부와 민간에서 투입한 총 사업비는 999억3000만원. 연간 약 1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지원된 셈이다.

한정된 예산에서 사업을 지원함에 따라 사업단은 제조, 저장, 이용기술 순으로 개발 순위를 정하되 각 분야별로 입증되었거나 개발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우선적으로 지원했다.

1단계에서 수소제조분야 5개, 저장분야 7개, 이용분야 5개 총괄과제와 각각의 세부과제가 진행됐으며, 2단계는 제조 8개, 저장 8개, 이용 3개, 3단계는 제조 4개, 저장 3개, 이용 2개의 총괄과제를 비롯한 세부과제가 수행됐다.

 

10년간 어떤 성과 있었나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수소에너지분야에서는 어떤 성과가 있었을까.

약 10년간 총 4787명의 연구원들이 사업에 참여했으며 총 826편의 논문(SCI급 614편)이 국내외에 게재됐고 184건의 특허가 국내외 등록됐다(2013년 2월 기준).

분야별 성과를 보면 수소제조분야에서는 100기압 이상의 고체고분자 전해질법(PEM) 수전해 기술개발을 통해 2000시간 이상 운전함으로써(스택효율 90% 달성) 세계최고수준과 동등한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생물학적 수소제조방법의 수소 생산수율을 제고하고 연속반응기술을 개선했다.

또한 광촉매 소재를 이용한 나노구조의 전극물질을 제조했는데 특히 텅스텐 산화물의 나노구조를 제어함으로써 태양 수소효율(STH) 2.6%의 고성능을 가지는 광전극 제조가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수소저장분야에서는 금속착수소화물을 이용해 8wt% 이상의 수소저장량을 확인하고, 신규 나노 소재에 대한 제안 및 세계최대의 비표면적을 갖는 물질(MOF-210)을 제안, 합성해 저온(77K) 수소저장용량이 176㎎/g으로 세계최고 수준임을 확인했다.

또 화학수소화물(AB, NaBH4)을 이용한 200W급 수소저장/공급시스템의 수소저장량을 증대시키는 한편, 무인항공기에 적용하기 위한 성능평가를 수행했으며 특히, 암모니아보란(AB)을 이용한 수소공급시스템을 위해 기존 촉매의 성능보다 2배정도 향상된 수소발생촉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수소이용분야에서는 신규 제작한 5kW급 수소연소 동력/발전 시스템에 대한 성능평가를 실시하고, 연소 안정화 및 배기가스 최소화를 통해 실용화 개발을 진행해왔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된 수소발생 촉매, 전극물질, 수소저장재료 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화로 사업종료 이후에도 참여연구자와 외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기존에 확보한 기술 관리 및 새로운 연구사업 기획에 활용할 수 있고, 구축된 인프라의 표준화 및 인증을 통해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정보교류도 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사업화 관련해서는 23건의 기술이전을 통해 491억1800만원의 기술료를 징수했으며 3건은 사업화가 완료됐고 해외 기술 수출도 1건이 있다. <표 참조>

<표>수소에너지사업단 과제 중 대표적 성공사례 9가지

 

 

대표적 연구성과명

연구기관(책임자)

1

고효율의 PEC용 산화물광촉매 및 복합광촉매 개발

포항공과대학교(이재성)

2

증강된 수소 결합력을 갖는 MOF의 합성

숭실대학교(김자헌)

3

금속붕소수소화물을 이용한 가역 수소저장 기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조영환)

4

화학수소화물 수소저장 시스템의 수소저장용량 향상 및 실증

한국과학기술연구원(남석우)

5

저온(<120℃)형 수전해 방법에 의한 고압 수소 제조 기술 개발

(주)엘켐텍(문상봉)

6

고용량 Ti계 AB2 금속수소화물의 양산화 기술 개발

(주)한국에너지재료(김병관)

7

2단 발효공정(혐기+광합성)에 의한 생물학적 수소생산 실증연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김미선)

8

고효율 PEC 수소제조 시스템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주오심)

9

수소 저장ㆍ방출 특성평가기술 개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상섭)

 

앞으로의 전망은

현재 정부는 수소에너지 제조 및 저장분야에 대한 연구계획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로드맵을 수정, 보완해 새로운 로드맵이 작성되면 그에 따른 연구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소에너지사업단에서 수행한 과제들 중 성공한 과제들은 기술단계에 따라 부처별로 각기 다른 지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에너지사회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는데 많은 이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기간에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얼마만큼의 시간과 비용이 더 필요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노력과 결과물들이 도중에 사장(死藏)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부의 지원과 함께 산·학·연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로 사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약 10년이란 기간 동안 10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이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큰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국내외 연구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를 추구해야 한다는 방향은 변함이 없는 듯합니다. 곁에서 함께 고생해 준 사업단 직원들과 사업에 참여한 모든 연구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김종원 단장(58). 사업이 종료되는 지금 이 시점에서 그에게 지난 10년간의 사업단 활동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김종원 단장은 “사업단의 역할은 수소에너지사회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수소제조, 저장, 이용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일부 기술은 실증과 기술이전단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연구관점에서는 90% 이상 목표 달성했지만 실용화라는 사업관점에서는 성과가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10년 동안 모든 일이 완성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형성되기까지는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죠.”

사업단을 이끌며 느낀 가장 큰 보람으로는 연평균 487명의 연구자들이 사업에 참여해 미래 수소에너지기술을 함께 연구 개발해 왔다는 점, 또 이들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전문가로 성장했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아쉬운 점은 연구 환경의 변화로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어젠더 역시 바뀌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에너지기술의 방향성과 가능성은 정치적인 슬로건이 아닌 기술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장기적인 투자방향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일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소에너지의 기술발전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이 중요합니다. 학교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기초연구와 인력을 양성하고, 연구소는 기초와 실용을 연계하는 기술로 효과는 크지만 장시간 소요되고 실패위험이 커 산업체가 하기 어려운 부분을 담당해야 합니다. 이미 국내 산업체 내 연구조직에 상당부분의 연구비용이 투자되고 있는 만큼 잘 연계돼야 하죠. 또 정부에서는 연구개발 투자방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연구주체들이 흔들림 없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끝으로 김 단장은 “수소에너지 연구개발은 국가적, 세계적 비전을 가지고 움직여온 분야”라며 “앞으로도 신산업 및 일자리창출과 함께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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