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누가 신규사업 하자고 나서겠습니까. 그냥 하던 일이나 조용히 할 뿐이지요”

이 한 마디 말은 에너지공기업의 현 주소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공기업, 특히 에너지공기업들에 대한 정상화 방안이 진행되면서 각종 사업들은 모두 얼어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채감축 추진률 및 정상화 진행상황이 더딘 공기관 사장은 옷을 벗기겠다’고 정부가 수차례 공언한 마당에 이것저것 누울 자리 둘러볼 경황이 없어진 것이다.

때문에 신규사업, 특히 많은 비용이 수반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들에 대한 사업계획서는 서랍 속으로 들어간 지 오래이고 기존에 이미 시작되었던 진행사업들만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지방 선거에 이어 7.30 재보궐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각종 인허가 관련 건설사업들도 지역주민들 눈치를 보느라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에너지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민원이 발생할 경우 준공시기를 맞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요즘은 민원이 생길만한 곳이면 아예 계획을 보류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원을 무마할 예산도 없을 뿐더러 시끄러운 잡음을 피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는 결국 공기업에서 발주되는 공사를 수주해 사업을 영위하던  크고 작은 민간기업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된 마당에 공기업 발주물량마저 확 줄어버리니 그야말로 일거리가 없다는 푸념이다. 대기업 일감이 줄어드니 하청업체들의 일감도 줄어들고 모두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이에 대해 에너지공기업들은 “민간기업들 고충은 알지만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일감을 기다리는 민간기업들의 목마른 갈증이 언제 풀릴 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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