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로 인한 시장판도 변화 체감

국내 앞선 기술력 활용하는 지혜 필요

셰일가스 혁명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LPG포럼'은 셰일가스로 인한 LPG시장의 판도 변화를 체감한 자리였다.

이번 포럼에서 재차 확인된 것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LPG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위기 대응에너지로 조명 받으며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LPG자동차가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 받으며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운행되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2000년대 이후 차량 대수 평균 증가율 9%를 기록하며 꾸준히 순항 중이다. 특히 보급 대수 세계 1위인 터키의 LPG차 운행 대수는 400만대를 돌파했고 유럽 주요국가에서도 정부 지원정책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셰일가스가 전세계 LPG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LPG가격의 동고하저 현상이 깨지며 겨울을 앞둔 LPG가격이 오히려 떨어지는 효과는 국내 소비자들도 이미 체감한 바 있다. 그간 국제 LPG가격은 난방용 수요가 많아지는 동절기에 가격이 오르고 하절기에 가격이 낮아지는 동고하저 형태를 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셰일가스 기반의 LPG생산량이 늘어나고 국제 원유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LPG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10월 현재 차량용 전국 평균 LPG가격은 ℓ당 760원 대로 2009년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셰일가스 혁명의 시발점인 미국의 변화는 가히 놀랄 만하다. 미국은 2007년 이후 세계 최대 LPG생산국이 됐으며, 2010년을 기점으로 LPG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미국의 LPG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24%를 차지한 6,800만톤으로 전년 대비 13%나 증가했다. 중동 산유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LPG수출국에 등극했다. 현재 잉여 생산분의 대다수를 남미지역 및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으나 남미지역의 수요 증가는 제한적이어서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 된다. 향후 국제 LPG가격이 하향 안정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셰일가스 수요 확대에 따른 산업구조의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산업이다. LPG생산량이 늘어난 미국은 스쿨버스, 화물차 등 차량 뿐만 아니라 농업 및 발전용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은 대기 중 질소산화물 농도를 줄이기 위해 개조 비용까지 지원해 가며 LPG택시를 장려하고 있다.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지역의 LPG차량 증가세도 꾸준하다. 시장 제한의 장벽에 막혀 LPG자동차 시장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 상황이다.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도 셰일가스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 모색이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LPG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세계 최초로 3세대 액상분사방식 엔진을 상용화했으며, 4세대 LPG직접분사(LPDI) 기술 역시 세계 최초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의 앞선 기술력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열쇠가 되기 위해서는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한다. 넓게 보고 미리 준비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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