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명 이재민 발생한 기장군 사고 상기해야 

현행 고무호스는 제2 기장사고 부를 수도
소수의 민원보다 대국민 가스안전 위해 규제 강화 필요
산업부에서 가스호스 개선방안 검토 중, 좋은 대안 기대

[가스신문=박귀철 편집인] 지난 6월 14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서부리 이진테마빌 5층에서 발생한 도시가스 폭발사고가 이달 14일부로 2개월이 지났다.

도시가스호스 고의절단에 의한 가스폭발로 74가구에서 15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240세대에 가스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사고는 거주자 정 모씨(38)가 퓨즈콕(중간밸브)과 가스레인지를 연결하는 가스호스를 고의로 절단하였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를 켜는 순간 누출된 가스가 폭발한 것이다.

이처럼 한 입주자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은 같은 아파트의 많은 입주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이들 이재민들은 읍사무소와 경로당, 보훈회관 등에서 지내다 대부분 집으로 복귀했으나 아직도 6세대가 미 복귀 상태다.

 

지상파 가스사고 방송은 가스업계 손실

당시 대부분의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에서 가스사고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가스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결국 가스업계에 큰 피해를 가져다 준 것이다.

사고 후 부산광역시 에너지안전과는 칼이나 가위에 쉽게 절단되지 않는 가스호스(염화비닐호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법제화 건의서를 제출했다.

에너지안전과의 관계자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가스사고가 발생할 경우 한 집 뿐만 아니라 여러 입주자가 피해를 입으므로 잘라지지 않는 가스호스 보급의 필요성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한국가스안전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가스호스 제조사와 연소기 제조사, 시공업체, 소비자단체, 도시가스 및 LPG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산업부 에너지안전과의 관계자는 “의견수렴을 거쳐 (법제화 여부에 대해서)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가스호스 고의절단 방치…모두의 무관심 탓

산업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스호스사고는 전체적으로 LPG 및 도시가스사고 549건 중 39건이 발생, 7.1%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 가스호스 고의절단이 25건(64.1%)으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이처럼 많이 발생하는 가스호스 고의절단사고를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방치했다는 것이 정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업계의 고의사고 무관심이 얼마나 심각한 지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염화비닐호스 중 쉽게 절단 되지 않는 가스호스는 오랫동안 많은 수량이 도시가스 소비자들에게 보급되었으나 지금까지 단 한 건의 가스호스 절단이라는 고의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만큼 가스안전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염화비닐호스 중 쉽게 절단되는 제품은 앞으로 더 큰 고의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산업부는 건축 외벽에 설치된 가스호스를 모두 강관으로 교체하도록 하고 있지만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지적도 있다. 정작 중요한 가스시설은 건물 내부에 있기 때문에 3m 이내의 가스호스에 대한 제조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소수의 민원을 눈치 보기보다 국민 가스안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 다행이 산업부가 가스호스에 대한 보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니 앞으로 내놓을 결과가 기대된다.

산업부와 가스안전공사, 도시가스사 및 LPG공급사들은 기장군 가스폭발사고를 다시 한 번 상기하며 가스호스 고의절단 사고가 없도록 해야한다. 특히 도시가스사와 LPG공급사들도 고객인 소비자의 가스안전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