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유재준 기자] 제20대 국회 중 처음으로 열린 국정감사가 열린 지 5일이나 지나서도 파행(30일 현재)을 겪으며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기자가 도착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대회의실 국정감사장은 여당측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야당측 의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어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눈대중만으로 어림잡아 세어봐도 국감에 나선 의원들보다 의원석을 둘러싼 취재진들이 많다는 것을 금세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야당은 ‘민생 챙기는 일에 조건이 있을 수 없다’며 여당의 즉각적인 국감합류를 요구하고 있으나 여당은 감감무소식이다.

국감은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펼친 정책의 잘잘못을 가려내는 정책평가를 통해 효율적 예산을 책정하고 법안 처리를 통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매우 중요한 의정활동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국정감사는 파행을 겪으며 반쪽 국감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반쪽 국감은 결국 피감기관들이 예상할 수 있는 국감 시나리오 중 가장 행복한 결말로 손꼽힌다. 비록 총량적인 국감시간이 줄어들지는 않더라도 질의하는 의원 수가 절반 가량 줄어들고, 더불어 예상치 못한 날카로운 질의가 쏟아질 가능성도 함께 낮아지기 때문이다.

피감기관의 한 관계자는 “준비를 충실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질의 수가 많아지다 보면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국감은 물리적 질의분량이 적다 보니 어느 때보다 대처하기 수월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감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개선책을 찾으며 보다 투명하고 현실성 있는 정책이 펼쳐지기를 고대하던 국민들은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정보접근성이 한정된 국민들의 경우 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제기한 다양한 질의 및 의정자료들을 통해 피감기관들이 제대로 된 정책과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지 스크린 할 수 있는 기회마저 줄어든 것이다.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정책대안과 비전이 제시되는 국정감사의 조속한 정상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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