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발방지 기능이 부착된 대륙제관 맥스CRV의 생산라인

안전장치 부착 등 기술로 승부…해외서도 러브콜

지난해 역대 최다 생산, 수출호조 속 영업이익 수직상승
대륙제관 ‘맥스CRV’ 인기, OJC ‘RVR부탄캔’ 출시
태양 천안공장 화재 복구 완료…안전설비 대폭 확충

[가스신문=이경인 기자] 휴대와 사용이 간편해 인기를 끌고 있는 부탄캔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초창기 식당위주로 인기를 얻었던 부탄캔은 캠핑붐이 일면서 일반인이 야외에서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한 안전장치를 부착한 부탄캔이 출시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부탄캔 생산과 수출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가스사고 중 부탄캔 파열사고의 비율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부탄캔 제조업체는 사용자부주의로 인한 사고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한창이다. 또한 해외에서도 국내 부탄캔 제조기술을 벤치마킹해 제조기준을 마련하는 등 국내 부탄캔의 기술수출도 한창이다. 

1회용 접합용기(이하 1회용캔) 국내 생산규모가 4억개를 넘어서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1회용캔 생산실적에 따르면 총 4억116만개가 생산돼 전년대비 3억9850만개보다 266만개(0.67%) 증가하면서 연간누적규모로는 처음으로 4억개를 넘어섰다.

분야별로는 부탄캔이 2014년 2억2983만개에서 지난해 2억3119만개로 136만개 증가했으며 에어졸캔도 1억6866만개에서 1억6996만개로 130만개 증가했다.

1회용캔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캠핑과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휴대와 사용이 간편한 부탄캔의 수요가 늘어났고 스프레이식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에어졸캔의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부탄캔 수요 상승의 영향으로 제조업체의 수익성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부탄캔과 제관분야 전문기업인 대륙제관은 2년만에 순이익이 무려 6배 증가하는 실적을 보였다.

대륙제관의 지난해 매출규모는 2051억원, 전년대비 2053억원보다 0.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크게 늘어나면서 실속은 높았다는 평가이다.

지난해 대륙제관의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년대비 97억원보다 71.0%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28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83억원보다 55.0% 늘었다. 더욱이 순이익의 경우 불과 2년전인 2013년 20억원에서 지난해 128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도 지난해 천안공장 화재 이후 발빠르게 복구작업을 펼쳐, 화재발생 8개월만에 생산라인 구축을 끝내고 하반기부터 부탄캔 생산에 돌입한 만큼, 올해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불연소재인 글라스울 패널을 건물 외장재로 사용하고 방폭등과 방폭모터 등 화재예방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은 물론, 새롭게 도입된 핵심 생산설비인 용접기와 충전기를 갖추고 효율적인 생산 환경을 조성해 기존의 생산라인보다 더 적은 불량율과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졌다.

한편 부탄캔 제조업체의 영업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린 것은 내수보다는 해외수출영향이 크다. 여기에 부탄을 비롯한 원자재가격의 하향안정세 덕분으로 올해도 원자재가격의 별다른 변화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부탄캔 제조업체의 영업실적 개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 2014년 교통대 백종배 교수는 ‘1회용 부탄캔의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강화 방안’ 연구결과, 안전성을 높인 부탄캔의 경우 부탄캔 파열사고를 최대 75%까지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사진은 정부와 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연구용역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파열사고 증가는 여전히 과제

부탄캔의 인기 상승곡선에도 불구하고 관련사고 증가는 또다른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스안전공사가 집계한 2015년 가스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총 118건이 발생, 전년대비 120건보다 2건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07년 이후 8년째 가스사고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부탄캔 파열사고를 살펴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전체 가스사고의 감소 속에서도 부탄캔 파열사고는 2014년 16건에서 지난해 2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5년간(2011∼2015) 부탄캔 파열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총 112건이 발생했으며 이로인해 8명이 사망하고 187명이 부상했다. 

사고원인은 화기근처에 용기를 방치한 경우가 1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과대불판사용 16건, 장착불량과 직접가열이 각 9건, 음식물 조리 중 과열 5건 순이다. 

제품의 직접적 결함은 제품노후 1건으로 사실상, 부탄캔 파열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사용자부주의 또는 잘못된 사용습관이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부탄캔 파열사고의 근본적 차단을 위해서는 사용자부주의 상황에서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거나 최소한, 사고피해가 줄어들 수 있는 제품개발이 필요한 셈이다. 

 

정부 차원의 개발 지원 필요

부탄캔 파열사고 해결을 위해 그동안 대국민 홍보는 물론 제조업체들도 사고위험을 줄인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륙제관은 지난 2008년 기존의 RVR(Rim Vent Release)기술을 대폭 개선한, ‘맥스 CRV(Countersink Release Vent)’를 출시한 바 있다. 

CRV기법은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용기 상단에 설치된 12개의 구멍을 통해 가스를 분출시켜 폭발을 방지하는 구조로 지난 2006년 개발을 완료한 뒤 2008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2011년에는 CRV기법에 ‘Triple Seamed’(3중 시밍구조) 적용한 제품을 내놓았다.

실제 이 제품은 사고현장에서 인명피해를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지난 2012년 12월 대전의 한 주택에서 가스레인지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주방 내부에는 다수의 부탄캔이 보관 중이어서 2차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화재현장에 있었던 소방관은 화염 속에서 부탄캔이 파열되지 않은 덕분에 소방관을 비롯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해당 제품의 제조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OJC도 RVR (Rim Vent Relief)시스템으로 설계된 고품질 프리미엄 휴대연료(제품명 닥터하우스 프리미엄)를 출시하고, 해외 유수의 주방용품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등 생활용품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이 한창이다.

OJC가 선보인 RVR시스템은 휴대연료 캔 외부에 홈을 내어, 일정 압력 이상에서 가스를 배출하는 구조로 과열로 인해 캔 내부에 과압이 발생할 경우 순식간에 가스를 배출, 폭발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연내 안전밸브를 장착, 과압발생시 1차로 가스를 차단하고 2차로 RVR시스템을 통해 과압을 배출하는 부탄캔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렇다면 부탄캔에 안전장치를 부착할 경우, 사고위험은 얼마나 낮아질까. 

지난 2014년 발표된 교통대 백종배 교수 ‘1회용 부탄캔의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강화 방안’ 연구결과, 안전성을 높인 부탄캔의 경우 부탄캔 파열사고를 최대 75%까지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확률상 지난해 부탄캔 파열사고 29건 중 최소 20건 이상 예방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정부는 이런 기대효과에도 불구하고 부탄캔 안전장치 의무화를 주저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 의무화에 부정적인 만큼, 업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탄캔 제조업체는 안전장치의 개별적 개발에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안전장치 의무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제조업체별로 기술개발과 특허등록이 완료된 만큼, 정부가 이를 의무화한다면 따를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내 부탄캔 제조기술에 대해 해외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의사를 보이고 있어 안전장치 의무화를 더 이상 미룰 수만도 없다. 

가스안전공사는 올들어 영국표준협회와 부탄캔 및 이동식 부탄연소기 등 가스용품 국제기준 제·개정 상호협력을 추진키로 했으며 호주가스협회와는 이동식부탄연소기와 부탄캔 안전기준에 대한 검사인증 기술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안전장치 의무화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면 부탄캔 파열사고 근절은 물론, 글로벌 기준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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