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주병국 기자] 도시가스사마다 대용량 수요처의 이탈로 산업용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지방권 도시가스사들은 별도의 대응팀을 구성, 수요 이탈을 막기 위해 산업체와 수시로 협의를 갖거나, 한국가스공사의 도매요금 동향을 설명하는 등 산업체들과의 협조체계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일부 도시가스사는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산업용 요금에 대한 구간별요금제 등을 적극 검토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하지만 대용량 수요처를 중심으로 발생되는 ‘탈 도시가스’ 현상은 타 연료와의 요금격차로 발생되는 문제인 만큼 산업체들의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위기라, 도매요금 결정권자인 정부와 한국가스공사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한국가스공사의 도매요금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고, 우선 과제로 산업용 도매요금(가스공사 요금)에 적용되는 계절별 요금제가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월 현재 산업용 도시가스요금(최종소비자요금)은 서울시의 경우 566.23원/㎥(13.2760원/MJ)이며, 이중 도매요금 부문인 원료비(476원/㎥, 11.1613원MJ)와 도매 공급비용(59.98원/㎥, 1.4063원/MJ)이 94.7%를 차지하며, 소매공급비용(30.21원/㎥, 0.7084원/MJ)은 5.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막대 그래표1과 표1>


다만 도시가스사별 지역 여건과 판매실적에 따라 소매공급비용은 다르나, 도시가스사의 소매 공급비용이 계절별로 다른 요금을 채택한 곳은 전국 33개社 중 단 한 곳도 없다. 지자체가 동절기와 하절기 등을 나눠 용도별요금에 별도의 계절별요금체를 적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경기도의 산업용 도시가스요금 역시 서울시와 동일한 구조며, 지방권도 도매요금이 92~93%, 소매공급비용은 7~8%의 포지션으로 구성된다.    

반면 한국가스공사의 도시가스용 도매요금은 지난 2010년부터 계절별 요금제가 적용되어, 동절기요금과 하절기 및 기타 월간의 요금 편차가 무려 37원/㎥ 이상 나고 있다. 이는 가스공사의 도매 공급비용이 동절기와 타 월간에 다르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의 도매 공급비용을 살펴보면 하절기 가스공사의 도매 공급비용은 22.3원/㎥(0.5229원/MJ)인 반면, 동절기에 적용되는 공급비용은 이보다 2.6배 높은 60.0원/㎥(1.4063원/Mj)이다.<막대그래프 2>

 

즉 동절기 산업용 도매요금이 하절기와 기타 월의 요금보다 높게 적용되고 있는 셈이며, 동절기 때 도시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산업체들은 더 비싼 요금을 부담하니 LPG 등 타 연료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도시가스사마다 산업용 도매요금에 적용되는 가스공사의 계절별 요금을 개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특히 계절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도매공급비용은 불합리하며, 산업용 판매량이 급감하는 현 실정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산업용의 경우 다른 용도별 요금에 비해 연중 수요패턴이 일정하고, 소비량도 타용도에 비해 많은 만큼 계절별로 37원/㎥의 편차를 둔 현행 계절별 요금은 용도별 요금간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그래프1>    

 

가뜩이나 가스공사가 과거 동절기 수급안정을 위해 비싼 스팟 물량을 해외로부터 구매할 때와는 달리 최근 2~3년 사이에는 스팟 물량도 준데다, 스팟 구매대금 역시 낮아진 만큼 동절기에 유독 높은 도매공급비용을 적용할 이유가 없는 실정이다.

지방도시가스사 한 관계자는 “연중 사용패턴이 일정한 산업용에 계절별로 30원 이상의 요금편차가 나도록 요금을 적용하는 현행 도매요금체계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용량 수요처의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산업용에 적용되는 황당한 계절별 요금를 하루 빨리 개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도권 도시가스사 한 관계자는 “최종 소비자요금의 94% 이상이 도매요금인 상황에서, 지자체로부터 승인 절차를 받아야 하는 소매사업자가 산업용 요금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자발적 노력은 불가능하다”며 “정부와 한국가스공사가 산업용부문에서 발생되는 여러 현상을 먼 산 보듯 구경만할 것이 아니라 그릇된 요금체계를 바로 잡도록 살펴야 할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소매사업자의 물량 감소는 결국 가스공사의 수급관리에도 중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 요금팀 관계자는 산업용 도매요금에 적용되고 있는 계절별 요금은 동절기에 과도하게 사용량이 늘어나는 LNG 물량 등을 관리하고, 수급 안정을 위해 2010년부터 적용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가스공사 수급관리처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스팟 물량은 과거에 비해 다소 줄었고, 최근 동절기에 국내로 들어오는 스팟 가격은 장기계약물량보다 더 싸게 들어오고 있다”며 “동절기 도매요금이 높게 적용되는 것은 다른 원인이 있지 않겠느냐”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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