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극심한 겨울 스모그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미세먼지의 도시로 악명 높은 중국 베이징은 물론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이탈리아 로마 등 선진국 주요 도시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파리에는 최근 10년간 가장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해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런던은 1월말 대기오염도를 측정하는 공기질지수(AQI)가 최고 197까지 치솟아 190을 기록했던 중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런던시장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대기오염 경보 중 최고 단계인 '10'을 발령했고, 어린이와 노약자의 야외활동을 삼가하라고 권고했다.

유념하여 보아야 할 것은 이들 도시들이 미세먼지로의 위협으로부터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파리는 2000년 이전 등록된 노후 경유차의 운행을 금지하고,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차량 운행을 차등적으로 제한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런던은 공해차량 제한구역(Low Emission Zone)을 운영하며 경유차의 도심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로마 역시 최근 미세먼지가 기준치를 초과한 날이 여러 날 이어지자 유로3 이하의 엔진을 채택한 경유차량에 대해 통행 금지령을 내렸다.

유럽 주요국들은 이러한 규제책들과 함께 친환경차에 대한적극적인 장려책을 펴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LPG차에 대한 우대정책이다. 프랑스는 LPG차를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제에서 1등급으로 분류해 차량2부제 시행시 운행 제한에서 제외하고, 법인이 LPG차 구매시 2년간 등록세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한 LPG차는 공해차량 제한구역(LEZ) 진입이 허용되며, 무료주차 혜택도 받는다. 스페인은 LPG차를 배출가스 에코등급으로 분류해 세금감면, 보조금 지원, 차량2부제 제외 등 각종혜택을 주고 있다. 이러한 지원정책에 힘입어 유럽 내 LPG차 보급대수는 지난 2015년에도 7% 늘어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LPG차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LPG차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차량 보급이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LPG차 운행대수는 2010년 정점을 찍은 뒤 지난 6년간 27만대 가량 줄었다. 지난해에도 9만대 급감하는 등 차량 감소 폭이 커지는 추세다. 이는 국내의 경우 LPG차량을 장애인이나 택시용, 5년 이상 된 중고차 등으로 사용 범위를 극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LPG차 개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LPG차 이용을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만 불필요한 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재고해봐야 할 일이다. 잘못된 것은 규제하되 불필요한 규제는 덜어낸다면 국민 부담도 적어지고 문제 해결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들의 근심이 깊다. 미세먼지 배출 요인 중 자동차 배출가스는 도로변에서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특히나 그 위험도가 더 높다.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등 각종 대책 안을 내놓고 있지만 미세먼지 문제 해결은 아직 요원하다.

LPG차는 연료 가격이 저렴하고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최근 강력한 지구온난화 원인물질로 부각되고 있는 블랙카본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강점도 있다. 미래형 친환경차인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가 충분히 대중화되기 전까지 현실적인 친환경차 대안으로 충분히 역할할 수 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미세먼지 대책의 현실적인 대안으로서LPG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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