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국내 기기 제조업계는 수출국 다변화와 내수 확대를 위해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트럼프노믹스’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수출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출발한다.

트럼프노믹스는 무역정책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를, 재정정책으로 1조달러(약 110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 전문기관인 무역협회는 트럼프가 자국 기업 우대와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할 경우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철강, 섬유산업 등이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는 기기제조산업도 포함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역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개방경제 체제인 한국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특히 미국과 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은 세계경제 위축으로 인한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수출산업 타격 우려에 따라 기기 제조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냉동공조분야는 트럼프노믹스 효과에 따른 무역수지 하락세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존에 북미로 집중됐던 한국 제조업계의 수출 스펙트럼을 유라시아, 남미 등지의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넓혀가야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고 있다.

미국과의 교역도 현상유지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트럼프노믹스 수출위기를 극복과제로 삼아 오히려 기기제조업계의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복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가운데 국내 냉동공조기기업계는 해외 무역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대표적으로 해외 주요국에서 냉난방 제품 수출 시 요구되는 미국냉난방공조협회의 AHRI 인증 국내 에이전시가 출범한 사례를 들 수 있겠다. 이는 미국의 최대 냉난방기기 인증업무를 국내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AHRI 인증은 AHRI가 운영하는 성능 인증 프로그램으로서 제조사의 제품을 독립 시험기관에서 규격에 따라 시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조사가 표기한 품질에 대해 인증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와 남미에서도 냉난방기기 수입 시 미국의 AHRI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기제조사들의 수출국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미국의 새 정부 출범으로 무역위기를 맞을 것이란 위기론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과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건설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이 마저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국의 경제여건이 개선되면서 수출 및 투자 부진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대외여건 불안 등으로 국가 간 교역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국내 냉동공조산업도 자생력을 갖춰야 하는 시점이다.

결국 미국의 신 정부 출범으로 잠정적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국내 냉동공조산업의 현 상황을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선 기기제조사들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장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 4위의 냉동공조 산업국으로써 한국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에 더욱 치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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