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잃어버린 시공 속에서   
 
 아낙네의 치마폭을 넘나들며
 흥얼거리는 쌀쌀한 하늬바람
 분명,
 초야의 푸르름은 더하거늘
 땅속에 묻혀버린 십자가의 종소리
 허공에 울려퍼지던
 사랑의 절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생활이 풍요란 미명아래
 하늘地 땅天이 된 요지경
 밀려오는 문명의 파문 속에
 해묵은 옷을
 훨훨 벗어던지려 했던 아스팔트 위의 연인들
 
 잣대 없이 넘쳐버린 욕망의 홍수로 
 갈 길 잃은 눈뜬 소경들
 인간은 소유의 대상이어야 하고
 수단일 수밖에 없다며
 멍든 상아탑에 돌을 던지는 현대판 소크라테스
 
 자-
 우리가 설 땅은 한 치면 되고
 우리가 갖은 것은
 지배되지 않을 만큼이면 족하다.
 제 아무리 나부껴야 하늘 아래요,
 제 아무리 뒹굴어야 땅 위다.
 세월이란 시공 속에 우리네 인생은
 죽음이란 종착역을 향해 줄달음친다.
 
 하늘이여!
 땅이여!
 그리고 사람들이여!
 고이 간직해야 한다.
 상념의 메아리를 사랑하고
 얄궂은 노름판의 불장난을
 겸허하게 승화시킬 수 있는 순간들을
 
 이제라도 찾아야 한다.
 해맑은 거울 속에
 나타나는 진솔한 모습들을
 
 지금도 기억해야한다.
 현재 속에 여울져간
 철없던 지난날이 소중함을
 지금이라도 기려야한다.
 상대적 진리속에 묻혀버린
 절대적 가치의 존귀함을 ~~
 
이 제 항  詩人
.한국가스공사 前 강원지역본부장
.자필문학 제36회 신인공모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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