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가스영업, 없던 길을 만들어갔죠”

 

[가스신문=한상열 기자] “그냥 열심히 해선 안 됩니다.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부지런한 것도 중요하지만 전략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저는 고압가스영업을 함에 있어서도 수요처를 대상으로 끈질기게 러브콜을 하기도 했지만 가스를 사용함에 있어서 기술적인 지원을 해왔습니다.”

지난 3월 승진한 태성산업가스 박규환 신임 대표이사는 그동안 고압가스영업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낸 가장 큰 포인트는 바로 기술영업이라고 강조한다. 기술적인 지원을 해야 진정한 파트너로 인정해 준다는 말도 덧붙인다.

“1980년 중반 우리 회사의 신입사원 시절, 수요처를 돌며 고압가스를 납품한 후 시간이 날 때마다 가스를 사용할 만한 공장을 찾아다녔습니다. 혼합가스 등 새로운 가스를 이용해 레이저가공을 하는 회사 등을 방문, 수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조언까지 해 줌으로써 신뢰를 얻게 됐지요.”

지난 1986년에 입사, 30여년 만에 CEO로 우뚝 선 박 대표는 영업부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테인리스 및 동 재질의 파이프를 생산하는 공장을 돌며 수익률이 높은 아르곤을 많이 납품했다고 한다.

“당시 영업을 하러 다닐 때는 호이스트가 서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찾아 성심성의껏 영업에 나서 판매량을 늘렸고, 전화번호부까지 스크랩해 전화하고 또 전화하면서 1개 회사 당 7회 이상 방문하는 등 새로운 수요처 발굴에 최선을 다했지요.”

박 대표는 영업부 직원은 우선 끈기를 갖고 열심히 뛰어야 하고 특히 기술적 측면의 지식으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90년대 후반 IMF 때 우리 회사는 한 차례 고비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 때 우리 회사의 모든 직원들은 하나로 뭉쳐 합심함으로써 금방 회생할 수 있었죠. 우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를 했습니다. 그 어느 회사보다 먼저 고압용기에서 초저온용기(LGC)로 가스공급방식을 크게 바꿨습니다.”

설비투자를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했다는 박 대표는 초창기 LGC가 요즘보다 더 비쌌지만 한 발 앞서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우리 회사가 한 단계 더 점프하게 된 것은 바로 레이저가공용 가스를 초저온저장탱크를 이용한 벌크공급방식의 적용입니다. 레이저가공회사에 설치하는 초저온용기 및 저장탱크는 2.4㎫(24bar) 정도의 압력을 구현해야 하죠. 그 이후 저는 회사와 함께 저장탱크 설치와 관련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레이저가공용 가스공급과 관련해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는 박 대표는 아르곤, 수소 등의 혼합가스도 개발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더욱 높였다고 한다.

“저는 레이저가공용 가스공급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일본 미쯔비시도 견학했습니다. 레이저가공용 장비인 독일 트럼프사의 제품을 사용함에 있어서 각종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영사관에서 직접 나와 격려해주는 등 아주 뜻 깊은 일이 많았습니다. 1.5㎾ 규모의 트럼프 장비를 국내에 처음 도입하던 시기에는 3㎫(30bar)의 압력의 용기가 없었지요.”

80년대 일본산 레이저장비는 0.5~1㎜ 두께의 철판을 절단하는 것으로 압력이 1㎫(10bar) 정도로 걸음마 수준이었는데 25㎜ 두께의 철판을 절단하기 위해 초저온용기의 압력을 2.7~3.1㎫로 올리는 등 박 대표의 아이디어로 트럼프 장비의 압력을 충족시켜 국내 판매 1위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한 것이다. 2000년대 초에는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3.1~3.8㎫의 압력의 저장탱크를 개발하고자 모 저장탱크제조업체와 설계도, 안전 등에 대해 상의하고 조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때 진공도 확인 등 설계를 변경해 결국 국내 1호 및 2호기를 레이저가공업체에 대당 6800만원에 설치했다는 것도 덧붙인다. 이로써 현재태성산업가스는 저장탱크설치부문에서 국내 1·2위를 다툴 정도로 우뚝섰다.

그야 말로 없는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등 레이저절단과 관련한 가스공급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적용한 박 대표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는 직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구상도 밝힌다.

“강원도 원주의 경원산소를 관계사로 두고 있는 우리 회사는 지난 2015년 경기도 용인 소재 고압가스충전소까지 인수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모든 직원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땀 흘려 일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로 삼고 있지요.”

태성산업가스가 오늘날과 같이 모범적인 고압가스회사로 급부상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여긴다는 박 대표는 이 모든 것이 박찬걸 회장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이 합심해 성과를 낸 덕분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