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움1

                         이제항

 

동트는 언덕배기

사랑을 그득 싣고 온

한 줄기 바람

꽃잎에 입 맞추고 홀연히 사라진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그 바람은 다시 오지 않는데

꽃잎은 청춘 다해 오솔길 나뒹구니

지우려 지우려 해도

그리움만 더욱 커진다.

 

밤새도록 바람 따라 달려온

동녘의 안개구름은

살포시 윙크하고는

영롱한 이슬에 동반자 되어

정처 없이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찬란히 빛나던 별빛도

새벽을 여는 여명을 틈타

바쁜 일상으로 여울져 가고

새벽 공기 마시듯

마셔도 마셔버려도

그리움은 마르지 않는다.

 

한여름 밤의 추억 삼켜버리고

성큼 다가온 가을 앞에

치악산 수놓던

찬란한 오색단풍도

추억의 막차타고 어디론가 가버리니

술잔 비우듯이

비우려 비우려 해도

그리움만 가슴속 깊이 내려앉는다.

 

이 제 항  詩人
.한국가스공사 前 강원지역본부장
.지필문학 제36회 신인공모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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