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먼 길 떨어져 있어

그리움 복받치면

오늘밤도 바람 되어

빈 하늘 구름 가로질러

한 달음에 달려간다.

 

꼬옥 보듬고 깨물고 싶다.

그러나 나는 바람,

너는 산.

 

잠든 머리맡 맴돌다

너의 숨결소리만 데리고

 텅 빈 들녘 지나

 다시 돌아오는 바람.

 

숲을 흔들면

산을 깨울 수 있을까

골바람 높새바람 되어

이 골짝 저 봉우릴 헤매다

꼭두새벽을 맞는다.

 

뜨거운 입술 다시 열고 싶다.

그러나 나는 바람,

너는 산.

 

막 잠이 들었는데

차마 깨울 수 없어

제 입술 깨물며

다시 돌아오는 바람.

 

양영근 (가스신문 발행인·시인)
.1989년 9월 한글문학상 신인상 수상
.2003년 10월 한국자유시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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