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저유가의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두 차례의 오일 쇼크를 거치면서, 고갈될 수밖에 없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자원이 지역적으로도 편재되어 있어 외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공급의 불안정, 에너지가격의 급등과 같은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체득했다.

수소에너지기술이 부존 에너지를 유용하게 이용하고. 친환경적 장점이 있다는 것에 착안하게 한 것도 에너지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하게 고려되면서 21세기 들어 본격적인 에너지정책에 포함되기 시작한 국가가 생겼다.

현재 상황을 보면, 수소의 주요 이용기술인 연료전지는 에너지시스템의 옵션 중 하나라는 상태에서 벗어나 상용화 보급 시작되고 있다. 현대, 도요타, 혼다는 양산된 수소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주요 제조사의 조립 라인에서 생산되기 시작함으로써, 성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더욱 낮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 세계 20만대 이상이 보급된 가정·건물용 열병합(연료전지)도 궁극적인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할 것이다. 연료전지는 오늘날 어느 나라보다 잘 구축된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열과 전기를 공급해줄 수 있어, 재생에너지-수소까지 연계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우리나라 에너지네트워크의 탈탄소화에 기여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및 산업 정책은 수소 및 연료전지 기술의 개발 및 보급에 장기적인 비전을 유지하기 버거웠지만, 그간 선도 기술의 추적을 촉진하고 한국 기업이 전 세계 수소 및 연료전지부문에서 선도적인 입지에 올라서는데 기여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 기업은 수소전기차,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알칼라인 연료전지 및 MCFC 등 발전용 연료전지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수소의 주요 활용분야 중 하나인, 수송용에서의 전기구동화 경향은 이미 불변의 추세이다.  전기구동차로는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또는 각각의 장단점을 보완 융합한 차량이 있다. 버스, 트럭 등 대형, 장거리용으로는 수소전기차 기술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전기차 보급의 장애 요인은 무엇보다도 수소충전소 인프라가 없다는 점에 있다. 사실 수소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연간 5천만톤 정도가 생산 이용되고 있어 기존 경제체제에서도 필요한 존재이다. 인프라 측면에서 수소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우선인지 또는 대규모 중앙 인프라가 우선적으로 구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닭과 달걀’ 전략 문제가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으나, 시장 초기에 잠재적으로 높은 후회 투자(regret investment)를 피하면서 수립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천연가스버스와 LPG 택시 보급 성공사례로 학습된 바와 같이, 일정 구간 또는 지역을 운행하는 차량과 같은 특정 사용자나 지역에 집중하면 높은 활용도와 필요성에 대한 확신을 제공할 수 있다. 탈탄소화 경로의 다양성을 고려한 명확한 전략은 수소 및 연료 전지 기술 도입 비용을 줄여줄 것이다.

현재 세계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각 부처에서 이미 발표한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 방안은 선도적이고 획기적이다.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실행계획과 모니터링이 뒤따른다면 좋은 성공사례가 될 것이다. 이미 주요 국가들이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금지 일정을 내 놓고 있다. 노르웨이, 네덜란드는 2025년 이후, 인도는 2030년 이후,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 이후를 언급하고 있고, 중국은 전기자동차를 통해 자동차산업에서의 주도권을 꾀하고 있는 나라이기 주도권이 유지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한 후에 내연기관 시장의 인위적 축소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간 신차등록대수는 102만대이며, 아직 전기구동차 비중은 0.4%에 불과하다. 인프라와 보급이 어느 수준에 이르면 급격히 늘어난다는 학습곡선으로 볼 때,  이미 발표한 2030년 누적 수소전기차 63만대 목표는 3020을 기치로 내세워 볼 만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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