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바람도 차가웠던 섣달그믐께 밤
생선 비린내 풍기는 자갈치 어느 골목 안
후미진 구석에서 우리
꽁꽁 언 몸 부둥켜안고
뜨거운 입맞춤으로 가슴에 불 지퍼
우리 몸 따뜻이 녹이려 하는데
어둠속 저편에서 손전등을 비추며 누구욧!
야경꾼 호통소리
서로 감긴 손들을 풀고 말았지
「야속하긴 그냥 못 본 체 지날 것이지」
나는 멋쩍게 한마디 뱉았지
그때 우리는
무슨 큰죄나 지은 듯 언 몸도 못 녹인채
손잡고 종종 걸음에 골목길 빠져나오며
「사랑이 무슨 죈가?」
우린 늘 하듯 그 밤을 밟고서 속삭이기를
「우리 어서 결혼하자」
「아들 하나 딸 하나 둘만 낳자」
자갈치 바닷가 생선 비린내
지금은 사라진 똑딱똑딱 추억의 야경꾼
그때는 야속했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 뿐
그날 이후 부부되어 오늘까지
약속대로 아들딸 둘 낳아 잘 키웠지
서산 해걸음에 같이 웃고 걷는다.
이 성 장 詩人
・한국가스안전공사 前 교육홍보이사
・한글 수필·한글시 동인시인
가스신문
kgnp@ga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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