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세계 도시를 걷다
 

▲ 문학동네/372P

여흥과 축제, 권력과 자유 넘쳐 

[가스신문=유재준 기자] 도시인의 생활은 어쩌면 18세기에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시장의 풍요와 자본주의의 시작, 무르익은 여흥과 축제, 권력과 자유….

18세기 도시 풍경에서 양상은 달라도 현대적 도시의 면면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을 찾을 수 있다.

‘18세기 도시’는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25명이 ‘도시’를 키워드로 18세기 장소의 역사성을 탐구한 책이다. 현대적 도시 성장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18세기와 그 전후를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글을 엮었다. 

당시 유럽 주요 도시였던 암스테르담, 베를린, 파리, 빈은 물론이고 고대 스파 도시인 영국 바스, 축제가 유명한 베네치아 등 여러 도시를 망라했다. 

18세기 서울 술집의 대명사 ‘군칠이집’ 이야기, 오늘날엔 금융가의 상징으로 통하는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 원주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실제 성벽(WALL)이 있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평양감사향연도’에 나타난 평양의 화려함과 풍요, 대동강 뱃놀이 풍경, 인간 권력의 정점을 구현한 자금성과 신이 노니는 곳을 상징한 원명원이 있는 북경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긴 이름을 자랑하는 태국의 수도 방콕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18세기 우리나라 서울 술집의 대명사 ‘군칠이집’ 이야기가 흥미롭다. 종로에서 청계천 가까운 쪽에 있던,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술집이 군칠이집이다. 당시 서울은 소설에 푹 빠져 있었다. 규방 처자들은 물론이고 임금과 비빈까지 소설에 재미를 붙여 책을 빌려주는 산업도 발달했다. 

책에 실린 글은 2016년 9월부터 2017년 7월까지 ‘18세기, 세계 도시를 걷다’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지식백과에 연재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18세기는 현대적 도시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동아시아는 정치적 안정 속에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산업과 경제의 성장이 도시의 발전을 추동했으니, 18세기는 현대적 도시화가 시작된 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최고 전문가의 글을 모았으되, 일반인이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썼다. 감히 우리 학계 최고 전문가들이 흥미롭게 풀어낸 18세기 세계 도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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