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나만의 작은 공간에는 적막하여

살아 숨 쉬는 것은 한동안은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 나의 존재도

 

어느 날 누가 나타났다

내 옆구리를 꽉 물어뜯는 놈이

그제사 내가 살아 숨 쉬고 있고

또 한 놈이 있음을 알았다.

 

공간에는 긴장이 감돈다

그러나 고놈은 참 약았다

녹 묻은 못 구멍으로 머리는 처박고

꽁무니 집게만 짝 벌렸다

얼굴은 내밀지도 못하면서

어쩔텐가 덤빌테면 덤벼 보란 듯

 

나도 약았다

네놈 속까지 다 들여다보이기에

내 기억으로 네놈에게 해고지 한 일도 없었지

물고 보니 겁이 난 게지

나는 지겹게 참고 기다렸다

 

그놈이 얼굴을 내밀 때까지

그놈은 제풀에 죽어서

꽁무니 집게를 살며시 오문다

슬슬 추파를 던지다 얼굴 내민다

살려달라는 모양새를 한다

 

네놈도 살려고 한짓이겠거니

내사 네놈에게 아무 원한이 없었지

네놈은 원래가 무는 벌레가 아닌가

 

산 놈이 무슨 짓읅 못하랴만

아귀 짝짝 벌리고

물고 뜯고 물고 늘어지고

그 짓은 원래 벌레들이나 하는 짓

내가 벌레하나 죽여서 뭣 하리.

 

이 성 장 詩人
・한국가스안전공사 前 교육홍보이사
・한글 수필·한글시 동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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