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조금은 메마른 우리 가스산업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자 마련한 코너입니다. 가스업계 전 현직 종사자들의 좋은 작품(詩)이 많이 투고되기를 희망합니다.

 

 

 

토실토실 살이 오른 전어를

연탄 석쇠에 굽다가

지글지글 진한 냄새 속에

같이 피어오르는 얼굴들

 

둥근 달이 닳고 닳아

그믐이 되고

다시 차오르는 것도 잊은 채

비틀어진 열정으로 가득 찬

풀 한 포기 없는 쳇바퀴 길만

그렇게 돌아 왔구나.

 

남해 바닷가 그 꽃밭에는

날 반기는 예쁜 꽃들 많은데

늘 바쁘다는 핑계로

물주기 김매기를 게을리 하고

이제와 그 향기를 어찌 맡을거나.

 

마주 앉아 전어 타는 냄새

온 몸에 흠뻑 베이고 싶다

망운산 지는 노을을

부끄럼 없이 보고 싶다.

 

 

양영근 (가스신문 발행인·시인)
.1989년 9월 한글문학상 신인상 수상
.2003년 10월 한국자유시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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