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금년 1월 유례없이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수소차 생산량을 오는 2040년까지 620만대로 확대하고 수소충전소를 2022년 310개, 2040년에는 1,200개 이상으로 확충한단다.

수소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에너지 자립국의 꿈을 제시하는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수소차 한 대당 수천만 원의 보조금이 당분간 필요하다니 갑자기 내 세금이 아까워지고 또 다른 국민 부담출현이라는 ‘방정 맛은’ 생각은 무슨 연유인가?

어쨌든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자원인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잘 활용하는 것은 우리 인류의 ‘먼 꿈’중의 하나이다. 인류가 걸머진 삶의 질곡 중 가장 험난한 것이 지구공간내의 자원부존 제약이다.

무한대의 우주공간 속에 ‘작은 우주선’같은 지구에 사는 인류는 우주선 내에 존재하는 산소와 식량을 모두 소비하면 우주인이 죽게 된다는 속칭 ‘우주선 이론’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이 좋은 수소경제가 왜 실현되지 않았는가? 우선 수소의 생산과 저장 및 운송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수소경제 정부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그리 크게 감면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 어쩌면 14년 전 그렇게 떠들다가 갑자기 사라진 정부계획이 왜 또 등장하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속칭 ‘데쟈뷔(deja vu: 이미 봤다)’인 것이다. 14년 전에는 안전하고 경제적인 수소생산-저장-수송문제해결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이었단다. 무작정 정부예산을 수소에 쏟을 확신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따라서 지난 10여 년간 정부는 수소기술개발에 그리 큰 중점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번 정부발표를 자세히 보면 수소차가 수소경제의 핵심인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거대 자동차기업의 경영난이 생각난다. 그동안 미래형 자동차로 전기차와 연료전지차(수소차)의 우리 경쟁력 부족하다는 소식에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 기업의 수소차 국제경쟁력이 최고인 것처럼 홍보되고 있다. 혹시 어느 기업 생존전략과 연관이 없는지 궁금하다. 여기에다 자동차부품업계의 불황으로 실업자가 양산된다는 언론보도가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일단 정부를 믿자. 국민들에게 꿈을 준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꿈 실현을 위한 실행계획이 기술혁신수준 부족, 성급한 조기투자 등으로 국민세금이 낭비되고 나아가 자본과 인력 등 국가 자원동원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매몰비용(Sunk Cost)’이 커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지난 노무현 정부의 수소개발이 이러한 ‘헛꿈’의 전형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실 수소 생산과정은 매우 쉽다. 화학공업 부생가스 활용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천연가스 개질, 그리고 물의 전기분해 3가지 방안은 잘 알려져 있다. 이중 물의 전기분해는 당분간 경제성이 없다, 신재생전력의 활용으로 경제성을 높인다는 것은 먼 꿈이다, 천연가스 개질은 국가 에너지수급구조의 건전성 차원에서 검토할 점이 많다.

이런 여건에서 우리 가스업계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수소경제가 진행될수록 가스 안정공급책임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에 우선 유의해야 한다.

현안 최대과제는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인한 중기 가스수요 증가를 경제적으로 대처하여 국민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다. 부디 천연가스 수입시장을 잘 관리하여 ‘수소경제의 꿈’을 앙팡지게 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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