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남영태 기자] “200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범시킨 수소에너지사업단의 단장을 역임하면서 수소에너지 생산·저장·이용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했죠. 2013년 9월 사업단의 운영이 마무리됐지만, 당시 사업을 기초로 지금도 다양한 요소기술 분야의 지원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며 산업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1987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수소분야에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김종원 책임연구원(66)은 1973년 두 차례의 석유위기 이후 수소에너지가 자원고갈, 환경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써 각광받기 시작, 수소가 에너지원으로써 거론됐다고 말했다.

또 1974년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출범하고 1977년 IEA 내 수소이행협정을 출범시켜 다양한 수소관련 이슈에 대해 검토가 진행됐다고. 이 같은 세계시장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는 1988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체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소분야의 연구지원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수소에너지의 걸음마 단계였던 1980년대를 지나 김 박사는 1990년 후반부터 본격적인 수소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연구개발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수소·연료전지산업이 에너지자립도 개선은 물론 에너지수입대체효과, 환경편익, 신성장동력원으로써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회적 분위기로 조성됐다고 기억한다.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소는 1999년 새천년기획조사연구를 통해 수소에너지분야를 유망기술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이후 당시 과학기술부는 2000년 수소제조 기술개발 기획연구를 거쳐, 고효율제조기술 개발사업을 광화학·생물학적·열화학적 수소 등 3개 분야에 약 5년간 60여 억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 시작했죠.”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김종원 박사는 2003년 10월 국가 수소산업 발전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수소에너지에 대한 연구분야를 확대하면서 9년 6개월간 999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키로 한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 사업단(이하 수소에너지사업단)’의 단장으로 임명돼 사업단을 이끌게 된 것.

김 박사는 수소에너지사업단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고 했다. 1단계(2년 6개월)에서는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2단계(3년)는 1단계에서 개발한 원천기술 실증, 이후 기초연구분야의 보완에 중점을 두고 3단계(4년)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한다.

그는 △고효율의 PEC용 산화물광촉매 및 복합광촉매 개발 △증강된 수소 결합력을 갖는 MOF의 합성 △금속붕소수소화물을 이용한 가역 수소저장 기술 △화학수소화물 수소저장 시스템의 수소저장용량 향상 및 실증 △저온형 수전해 방법에 의한 고압 수소제조 기술 개발 △고용량 Ti계 AB₂ 금속수소화물의 양산화 기술개발 △2단 발효공정에 의한 생물학적 수소생산 실증연구 △고효율 PEC 수소제조 시스템 개발 △수소저장·방출 특성평가기술 개발 등 9개 연구를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았다.

그는 “수소에너지사업단 설립초기 수소에너지와 관련한 인식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러나 원천기술이 없어 타국에 뒤쳐진다면 결국 산업계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에, 당시 미래 국가 에너지산업 발전을 위해 이를 악물고 연구개발에 몰두했다”고 회상한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내 수소에너지 산업발전을 위해 탄탄한 기초기반을 구축하는 큰 업적을 남긴 그는 수소에너지사업단이 국내 수소 관련 학술·지적재산권 등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2003년 출범한 수소에너지사업단은 9년 6개월 간 연 평균 478명의 연구 인력이 투입됐죠. 사업종료 시점인 2013년 3월 기준 총 830편의 논문(SCI 613편)과 특허출원 392건, 특허등록 184건 등의 학술·지적재산권 측면에 기여했습니다. 특히 기술이전 25건, 사업화완료 6건, 기술료 수입 60억원, 해외기술수출 1건의 성과도 거뒀습니다. 이는 세계무대와 견줄만한 수치입니다.”

이처럼 국내 산업발전에 공로한 김종원 박사는 2005년 발표된 수소경제 마스터플랜과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궁극적으로 지구환경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계획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다고 했다.

다만 2005년 당시 경제 등 사회적 영향으로 마스터플랜은 추진동력을 얻지 못했으나, 올해 발표된 로드맵은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등 시판된 제품들이 추진동력원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며, 국회를 비롯한 지자체도 수소경제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등 산·학·연·관의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일관된 정책방향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종원 박사.

김 박사는 “에너지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함으로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신호로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려는 조급함을 지양하고 정권을 넘어 긴 호흡으로 지속적인 진행 정책”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대중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홍보와 수소관련 인력양성은 물론 전문 출연연구기관의 역할분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산업계는 미비한 수소인프라를 확충하면서 향후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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