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가스신문] 2015년 체결된 파리협약 이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세계적인 에너지원의 다양화 흐름에 따라 ‘에너지믹스(Energy Mix)’에 대한 관심과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에너지믹스란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에너지원을 다양한 에너지로 구성하는 것으로, OECD 국가들은 석탄 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려 에너지믹스를 구현하고 있다. 특히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30년에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전 세계 전력 생산 능력 대비 약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믹스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는 석유수입 및 국내 무연탄 증산이 이루어졌고 1970년대와 1980년대 사이에는 산업개발·경제성장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원자력, 천연가스 및 유연탄을 도입하여 1, 2차 석유위기로 탈석유 및 청정화·다변화를 추구하였다. 1990년대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환경-경제 연계를 위해 국내 석탄·전력·가스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졌고 수요 관리 및 가격자율화가 이루어졌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재생에너지와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이루어지고 저탄소 녹색성장 선언과 저탄소형 에너지의 증가에 따른 에너지 자립과 고효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전기요금은 원료인 화석연료(석유)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1981년부터 2012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의 변화를 살펴보면, 세금이 높은 유류의 경우 약 3배 가량 소비량이 증가한 반면 세금이 거의 없는 전기는 약 13배 증가하였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전기에너지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국가차원의 에너지원 다양화를 위해 국내에서도 건축물의 냉난방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추진하였고 건축물 관련 규칙 및 설계 기준 등을 통해 정부차원에서 건축물에 중앙집중 냉방 설비 설치 시에 냉방 부하 60% 이상을 비전기식으로 설치하도록 고시하고 있다. 다만 산업부의 2006~2013년간 서울소재 중앙집중 의무화 대상건물의 냉방설비 실태조사를 수행한 결과, 전기식 냉방설비 비중이 65%이며, 연면적 1만㎡ 미만 건물의 72%는 전기식히트펌프(EHP) 등 개별 냉방기기를 사용하고 있음에 따라, 전력 분산의 실효성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건축물의 냉난방에 필요한 전기에너지 소비를 감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건축물의 기존 에너지 수요를 파악하고, 건축물의 에너지절감을 위한 단열 강화, 기밀성능 강화, 자연채광 도입 등 패시브 기법을 활용한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는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건축물의 전력 수요를 줄이고 건축물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다양한 개념을 통해 개발 및 보급되고 있다. 다만 다수의 실증 연구를 통해 건축물에서 에너지 성능향상 요소기술의 적용 효과를 검증이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일반 건물에 비해 높은 공사비의 부담 및 유지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보급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을 위한 리모델링 기술이나 신재생에너지원의 활용을 통한 건축물 냉난방 에너지원 다양화에 대한 기술개발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근래에는 도시 차원의 에너지 이용 시스템을 구축하여 전력 중심의 중앙공급의존 수요를 감소하고 도시에너지 사용의 효율화를 위해 도시에너지 수요·공급 인프라를 구축하고 복합 에너지 공급을 통해 친환경성, 경제성, 에너지 수급의 안정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대규모 도시복합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구조적인 수요관리를 통해 이용 계획·수요 예측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시 에너지 관리 정보 시스템을 통해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과 집단형 에너지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하여 태양광, 태양열, 지열, 수소 에너지 등의 분산된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에너지의 공유와 지역냉난방과 같은 집단형 에너지 시스템의 원활한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미활용 에너지원의 이용을 원활히 하고 전력 사용량 감소를 위한 지역 냉방과 가스 냉방의 증가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 냉방은 지역 발전소에서 95℃ 이상의 지역난방 온수를 지역난방 배관을 통해 공급받아 흡수식 냉동기를 활용한 냉수 공급으로 지역의 아파트 및 빌딩에 냉방이 가능하도록 하는 온수 이용형과 냉수생산 공급시설의 냉수를 냉수 수송관을 통해 사용자의 시설로 직접 공급하는 냉수 직공급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온수나 냉수를 공급하는 시설에서는 LNG등을 활용하고 지역난방배관과 냉수수송관의 단열 성능을 높임에 따라 개별 건물의 냉방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LNG를 활용한 소형 열병합 발전을 통해 10MW 이하인 가스 엔진 또는 가스 터빈을 이용하여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고 공급하는 고효율의 종합에너지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원 중에서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현재 가장 활발하게 기술의 개발·보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실적인 전력 생산 대안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단순 건축물이나 대지에 설치된 전력 생산설비의 직접적인 활용이외에도 한국에너지공단과 전력거래소 및 한국전력공사를 통한 민간 사업자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활성화가 가능한 부분도 현실적인 전력 공급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다. 건축물의 외벽에 설치되는 BIPV의 다양한 개발로 인해 건축물에 적용이 쉽지만, 최근 태양광 발전 시설의 노후화 및 무분별한 설치로 인해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 신중한 설치가 요구되고 있다. 태양광과 달리 태양열을 이용하는 태양열 시스템은 열 에너지를 생산하는 활용 용도의 한계는 존재하지만 설비 제품의 안정성 확보에 따른 활용방안의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국외 대규모 온수 공급 단지 모델(Solar Tower 등)을 참고하여 계획적인 에너지원의 분산 계획이 가능하다.가스엔진 압축기를 활용하여 실내기와 실외기 사이의 냉매를 액화·기화를 반복하는 가스냉난방 시스템인 가스엔진구동 히트펌프(GHP)와 가스나 별도의 연료를 통해 냉매의 증기압 차에 의해 냉매 증기가 흡수되는 원리를 사용하는 흡수식냉온수기 등은 기존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식 히트펌프(EHP)의 대안이 되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 가스냉방방식을 통해 전력 피크(23.4%, 1,396만RT)를 안정화하고 있으나 국내는 최근 감소추세(9.3%, 401만RT)이다. 가스 냉방은 2016년 기준으로 총 보급 용량이 4,582천 RT이며 이중 유효한 보급 용량은 2,330천 RT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1,705 MW급 전력대체효과로서 대형 석탄화력 발전소 2기를 대체할 수 있는 용량에 해당한다. 이러한 가스 냉방을 통해 기존 EHP의 전력 사용량 감소가 가능하고 신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한 냉난방 에너지원을 추가한다면 에너지원의 다양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다음으로 많이 보급되고 사용되고 있는 지열원 히트펌프 시스템은 높은 초기 투자비를 감수하고 설치하였음에도 관리 인력의 기술 부족으로 방치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전되고 있음에 따라 설치를 위한 보조 및 지원이 아닌 운영에 용이하도록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풍력 발전 설비는 소규모나 건물에 적합한 보급 방안의 개발이 필요하고 열 수송 환경의 미비로 활용이 어려운 해수 냉난방이나 저층수 활용 냉방 등이 매개 기술의 개발연구와 유지 관리 전문 인력 양성 등의 국가적 노력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다.

건축물의 냉난방 에너지원의 다양화는 공급자 중심의 에너지원 다양화에서 소비자 중심의 에너지원을 다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에 따라 건축물 단위의 신재생에너지원 활용증대가 이루어지고 소비자가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장려해야 한다. 또한 분산형·지역형 에너지 계획을 통해 스마트 그리드 등 에너지원의 다양화에 따른 에너지 관리기능의 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 기존 건축물 에너지원과 에너지원 다양화에 따른 접합 기술(또는 매개 기술)의 정부 차원의 기술 개발 및 지원이 필요하고 소비자는 신기술 도입에 거부감이 큼에 따라 국가 차원의 지원 정책 및 지원제도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또한 국내 신재생에너지원 기술 개발은 세계적인 에너지 믹스에 맞춰 국외 기술 수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 장려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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