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강동수 기자] 2019년 상반기의 세계 LNG시장은 예상대로 과거 최대의 규모와 속도로 확대되었다. 일부의 신규 LNG 생산 프로젝트의 진도가 약간 늦어지긴 했지만, 생산능력의 대폭적인 확대와 아시아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가 예상을 넘어서는 결과를 가져왔다. 수급 측면에서는 유럽의 수입 확대와 러시아산 LNG의 약진, 가격 측면에서는 아시아 프리미엄의 새 국면이라고 할만한 상황이다.

현재, LNG시장의 규모 확대는 생산용량의 증가가 이끌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년대비 22% 증가한 7000만톤을 수출한 호주라 할 수 있다. 올해 역시 상반기 17.5% 증가한 3700만톤을 수출했다. 지난해 말, 이크시스 프로젝트가 가동 개시했고, 올해 6월에는 호주 최초의 FLNG(부유식 저장 및 액화 설비)인 프렐류드가 처음으로 출하를 시작했다. 이와 같은 시설이 전면 가동된다면 호주의 연간 생산량은 8000만톤에 이를 것이다.

미국은 2018년에 전년대비 53% 증가한 2252만톤을 수출했는데, 2019년 상반기는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한 1610만톤을 수출했다. 올해 말까지 미국의 LNG 생산량은 5600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연방 에너지청(DOE)에 의하면,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국가에도 수출 승인을 받은 LNG 수출 프로젝트 중에서 이미 하루 14bcfd(연간 1억500만톤 상당)의 양이 현재 조업 또는 건설 단계에 있다고 한다.

러시아 또한 야말 LNG프로젝트가 전면 가동함으로써 러시아의 올해 상반기의 LNG 수출량은 45% 증가한 1200만 톤가량이 됐다.

이와 같은 증가에 따라 올해 상반기의 세계 LNG 무역량은 12%가 증가한 1억7000만톤에 이른다. 이러한 증가율은 비교적 증가율이 높았던 과거 2년간을 충분히 상회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LNG 수요의 중심지인 동북아시아에서 수요의 증가가 주춤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상반기 LNG 수입량은 19.4% 증가한 2800만톤이다. 고도성장기임은 틀림없지만 2017년과 18년의 약 40%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둔화되는 양상이다. 중국의 2019년 1∼5월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12% 증가한 1258억㎥으로 증가세이지만, 2017년 15%나 2018년 18%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약간 하강 국면이다.

LNG의 생산량 확대와 아시아 주요국의 LNG 수입 둔화로 큰 영향을 받은 것은 LNG의 수입이 급증한 유럽이었다.

유럽의 천연가스수요 자체는 감소하고 있지만, 지역 내의 가스 생산량이 줄어 남아도는 가스가 최종적으로 유럽으로 유입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18년 4분기에는 이러한 경향이 현저히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는 4200만톤 가까이 수입하여 같은 기간 중국과 일본의 수입량을 상회했다.

또한, 유럽으로의 공급원도 변화하고 있다. 미국산 LNG와 함께 러시아산 LNG의 수입도 증가했다.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 가스 수출을 독점하고 있는 가즈프롬의 올해 상반기 가스 생산량은 2587억㎥로 같은 기간 과거 8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로부터의 LNG 수입 또한 660만톤으로 증가했다. 파이프라인 가스와 카타르, 나이지리아, 알제리산 LNG가 경합을 벌이는 유럽 시장에서 러시아산 LNG라는 새로운 세력이 급속히 등장한 것이다.

LNG의 생산력 증가와 아시아 주요 수입국의 LNG 수요 둔화가 가져온 또 하나의 결과는 장기 계약 가격과 스팟LNG 가격의 격차가 커져 아시아 프리미엄의 신국면이라고 할 만한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평균 LNG 수입가격이 1월의 백만Btu(영국의 열량 단위)당 11달러 정도였던 것이 5∼7월에는 9달러 정도로 하락했는데, 스팟LNG 가격은 1월 10달러 전후에서 7월 4달러 중반까지 기록적인 가격과 속도로 하락했다.

과거에 LNG 가격의 아시아 프리미엄이라 불리던 2011년에서 2014년에는 스팟LNG 가격도 전체 평균의 LNG 가격과 비슷한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과 일본으로 향하는 LNG의 평균 가격이 16달러 정도였던 2014년 1분기에 스팟LNG 가격은 19달러 전후였다. 즉 아시아 프리미엄이란 전체 평균과 스팟LNG 양쪽 모두에 쓰이는 말이었다.

2015년 이후, 동북아시아의 스팟LNG 가격은 유럽 스팟가스 가격를 하한선으로 하고 원유 등가 수준을 상한선으로 하여 변동해 왔지만 올해 상반기는 이 하한선 가까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예전에는 한국과 일본 등의 수입처에서는 공급 안정성을 가격보다 우위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적절한 가격이야말로 공급 안정성에 있어 중요한 측면이며, 고비용이 그대로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전반적인 가격 하락에 따른 공급 안정성 등도 주시해야 하겠으나 적절한 가격 설정 방식도 짚고 넘어가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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