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박귀철 기자] “정규대학을 나오지 못한 전문 기술인도 국가가 그 능력을 인정하고 또 그것을 공인해주는 제도가 있어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로지 한 분야에서 한길로만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라 생각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2일 고용노동부로부터 가스분야 ‘우수 숙련기술자’ 칭호를 부여 받은 ㈜태진중공업 기술연구소 최규평 소장(65)은 이 같은 소감을 전하며 앞으로 가스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가스분야의 전문기술과 고도의 경력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정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현장 경험이 이론적인 기술보다는 앞선다는 이야기라 할 수 있죠. 기술자의 아집이라는 속어도 있듯이 과거의 기준과 경험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으므로 현재 내가 무엇을 잘 다루고, 그 논리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 소장은 1984년 경남에너지 도시가스 공급계장으로 가스와의 인연을 맺었다. 1990년에는 진주시에서 가스시설시공업(1종)으로 개인 사업을 하다가 IMF때 사업을 접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가스산업의 발전은 기술력이라는 것을 인식하며 국내외 기술 자료를 꾸준하게 입수하면서 공부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는 국가프로젝트인 초저온 기자재 성능평가를 위한 인프라시스템 구축으로 경남테크노파크의 ‘초저온밸브 성능평가 시스템’과 한국기계연구원의 ‘LNG극저온기계기술시험인증센터’ 구축사업의 시공책임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

“가스산업에 있어서 안전은 가장 중요합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가스라는 물질이 갖고 있는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개념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최규평 소장의 가스 이론공부는 1983년 취득한 가스기계기능사보를 시작으로 1995년 고압가스기계기능장(현 가스기능장) 취득 그리고 중소기업기술지도사와 기술경영사 자격증도 취득했으며 최종적으로는 대한민국 가스명장이 되는 것이다.

그가 태진중공업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면서도 기술공부는 쉼 없이 진행되고 있다. 가스분야 기술연구 논문과 보고서를 한글로 번역, 편집한 자료가 약 100종이 있으며, 3년 전부터는 수소 및 초저온분야의 기술전문서적을 한글로 초벌 번역, 편집한 책도 여러 권 있다.

“수소 및 초저온분야의 전문기술서적으로는 분량이 많고 난해하지만 전문기술자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가스인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액화헬륨기술과 초저온 열전달 및 산업가스핸드북, 산업가스 프로세싱 등은 귀한 기술자료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LNG터미널에 관련된 서적인 액화천연가스 핸드북과 액화천연가스 프로세싱은 모두 1,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올 연말쯤 초벌이 번역과 편집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대기식 LNG기화기(FD-AAV)도 개발,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에 파이롯트식 13기, 제주애월기지에 주력 기화송출장치로 16기를 납품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최규평 소장.

“저희 회사는 올해 경상남도로부터 스타(우수)기업으로 선정되어 ‘해수식 LNG기화기’를 개발할 것입니다. 이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이 있죠. 이 과제는 향후 5년간 진행되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저희 회사가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틀이 될 것입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가 제 생애 마지막 ‘기술과의 도전과 응전’의 시작인 것입니다.”

 가스분야가 국가 산업분류 코드에 따라 산업안전 분야로 분류되어 기술직이 아닌 관리직으로 인식되어 응용분야 진출이 제한되고 있다는 최 소장은 가스분야 자격증 소지자는 기본적으로 가스물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술개발 및 다른 응용분야로 진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반도체가스 수출규제에서 보듯이 산업기술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고순도 가스와 극저온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집니다. 수소액화 및 헬륨액화 기술 등이 대표적이며 초전도 기술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가스분야에도 우수 숙련기술자와 명장이 더 많이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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