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최근 산업용 고압가스시장은 제조업종의 가동률 저하로 인해 판매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한계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원료액체가스가격이 때때로 올라 매입이 크게 느는 상황에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어 요즘 고압가스충전업계는 그야말로 잿빛전망 일색이다. 이러한 실정에서도 신규 고압가스충전소는 계속해서 늘어나 시장에서는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한 분위기다. 국내 고압가스충전시장이 심상치 않은 시점에서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및 한국고압가스제조충전안전협회 심승일 회장을 만나 고압가스시장동향을 살펴보고 향후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 고압가스충전업계 종사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산업용 고압가스수요처들의 가동률 저하 등으로 판매량의 자연감소분이 10% 내외로 줄어든 곳이 많다고 하는데.

- 그동안 산업용 고압가스충전업계는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고압가스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수년 전부터판매량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더니 지난해부터는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우리 업계는 앞으로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한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등의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수요처를 대상으로 한 수준 높은 안전관리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해 가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출혈경쟁보다 기술영업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 국내 고압가스충전시장은 포화상태이므로 경쟁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쟁요소를 줄이는 노력도 한계가 있을 것인데 또 다른 대책은 없나.

- 그렇다. 고압가스시장의 안정화 등을 통해 경쟁을 자제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구조로는 시장 안정화를 이루기 힘들다고 본다. 전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모여 설립한 스카이팀에서 우리는 배울 점이 매우 많다. 출혈경쟁으로 경영악화를 겪던 항공사들이 지난 2000년 스카이팀을 구성한 것이다. 스카이팀은 현재 19개 항공사를 통해 전 세계 1150개 취항지로의 비행편과 연결편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을 통해 항공기의 공석이 크게 줄어드는 등 경영효율이 크게 개선됐다. 우리 고압가스충전업계도 전략적으로 합병해 지역별로 대규모 생산기지를 운용해야 한다. 경쟁업체 간 무모한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이익을 증대시키자는 것이다.

▲ 고압가스충전업계가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규제 합리화는 정 부의 소통 부재로 꽉 막힌 상황이다. 법과 현실이 크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규제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대안은 없는가.

- 국내 고압가스사업자들은 과도한 규제조항으로 인해 범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스공급현장에서는 현행법을 도저히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 고압가스업계에서는 안전이 확보된 것이라면 과감히 규제를 풀어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에 수차례 전달했다. 정부의 관리·감독의 부재도 큰 문제다. 고압가스저장능력의 합산기준 및 특정고압가스 사용신고기준과 관련해 그동안 정부는 가스사용업체의 소규모 시설이 검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방관해왔다.

정부는 고소·고발 등 민원이 제기돼야 비로소 단속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제대로 안내하고 단속했더라면 시설을 뜯어내고 다시 설치해야 하는 등 국가적 낭비는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는 실사구시에 입각해 법령이 개정되기를 기대한다.

▲ 고압가스업계의 안전관리수준은 예전보다 크게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안전관리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업자들이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 안전관리는 가스를 공급하는 종사자들이 가져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다. 가스사고가 발생하면 가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므로 안전과 관련한 규정부터 철저히 지켜야 한다. 올해부터 고압가스연합회와 고압가스제조충전안전협회를 함께 운영하는 만큼 앞으로 가스안전과 관련한 부문에 업무의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고압가스업계 종사자들도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기 바란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