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한상열 기자] “이래도 되는 겁니까. 아르곤을 사려고 해도 없어서 못 산다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돈이 없어서, 아니 기술이 없어서 아르곤이 부족하답니까. 지난해에는 질소의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나더니 요즘은 아르곤 수급 불안 때문에 잠이 오질 않습니다.”

11월말 영남지역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가 내놓은 하소연 섞인 말이다.

상황이 이렇게 긴급하게 돌아가고 있는데도 산업용가스메이커들이 대기업에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하는 가스는 이상없이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충전소들이 중소기업에 공급하는 실린더가스 및 벌크가스의 수급은 이처럼 답답한 현실인 것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등의 산업용 고압가스가 심각하리만큼 공급부족현상을 빚고 있으나 정부, 메이커 등 책임을 가져야 할 당사자들은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수급대란이 일어날 때마다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사업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부족한 가스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럴 때마다 탱크로리기사들이 수백 km를 운행해 가스를 싣고 오는 등 국가적인 낭비요소도 만만치 않다. 장시간 운행에 따른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고압가스업계 일각에서는 “가스제조사 등 몇몇 주도권을 쥔 업체들이 수급 대란을 즐기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수급 불안을 해결하기보다는 이 같은 틈을 타고 원료가스가격을 인상하려는 꼼수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에도 산업용가스를 원활하게 공급해야 하겠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주문량 만큼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 또한 가스공급자들의 도리라 하겠다.

산업용 고압가스제조분야의 사업자들이 만나 회의를 할 때 안전관리 강화방안 외에도 안정공급도 매우 중요한 가치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보는 것은 어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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