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가스보일러 시장은 교체수요 중심으로 모멘텀을 가져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친환경 콘덴싱보일러의 보급률 상승폭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가스보일러 제조라인)

국내 가스보일러시장은 2010년대 들어 성장폭이 급격히 줄었지만 교체시장(시판)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건설경기 침체로 아파트 입주물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하는 등 신축시장은 그야말로 침체기를 맞았다. 분양시장이 축소됐지만, 지난 2018년 기준 신축 인허가 물량이 78만호 가량 잡히면서 건설 단납이 이뤄지는 올해부터는 신축시장은 전년 대비 다소 호전될 전망이다.

소형 다세대 및 연립주택 물량은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전년 대비 반등하면서 전체적인 보일러 내수신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가스보일러 영업‧판매 업계 일각에서 느끼는 체감지수는 대동소이하지만 올해 전체적인 가스보일러 시장규모는 135만~14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8년, 2019년에는 신축 특판수요가 축소되면서 가스보일러 내수가 130만대 규모에 그쳤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흐름에 반전요소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정용 가스보일러 시장은 신축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교체수요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가져갈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콘덴싱보일러 설치의무화가 전국 77개 특·광역시 및 시·군에 해당하는 대기관리권역에서 시행되기 때문에 기존 노후보일러에서 친환경보일러로 대거 전환되는 교체수요에 보일러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이슈에 강력한 정책

미세먼지 저감 이슈에 정부가 강력한 정책을 폄에 따라 올해 보일러시장은 ‘저녹스(NOx)’ 콘덴싱 제품이 주도하는 환경이 마련됐다. 보일러업계의 전반적인 흐름도 대기오염과 가스비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고효율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때문에 130만대 안팎으로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올해도 여전히 신규수요 만큼은 상황이 녹록지 않아 노후기기 교체시장에서 보일러사들의 치열한 영업경쟁이 예상된다.

친환경 난방기술이 새롭게 주류로 올라선 만큼, 올해 가스보일러 시장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콘덴싱보일러 보급률이다.

환경부 및 지자체의 설치보조금 지원과 더불어 20세대 이상 신규 공동주택에 대해 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전국적으로 의무화한 정책이 맞물리면서 기존 25% 미만에 머물렀던 콘덴싱 국내 보급률은 올해 역대 최고치인 4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수 포화에 직면한 보일러업계는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올해 더욱 가스보일러 수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보일러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중국은 석탄 중심의 난방문화를 가스로 전환하는 ‘메이가이치(석탄개조)’ 사업을 대도시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중국에선 기존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로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은 올해 500만~550만대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

보일러업계 관계자는 “올해 가스보일러 시장은 신규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호전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기저효과로 내수 확대에 동력이 될 것이라 보긴 어렵다”면서 “아무래도 노후기기 교체시장이 분수령으로 올해는 최근 5년 사이 최대 규모의 가스보일러 교체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콘덴싱 중심 교체시장 활황 예상

콘덴싱보일러 설치보조금 추경예산 확대와 오는 4월 설치의무화를 앞두고 가정용 가스보일러 교체수요에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지난해만 해도 콘덴싱보일러 35만여 대를 교체할 수 있는 예산 집행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내수 정체기를 맞고 있는 보일러업계에선 올 하반기 교체시장 공략 여부가 핵심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일러 연간 내수규모는 신규·교체 수요를 포함해 130만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현재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 대성쎌틱에너시스, 롯데 E&M(前 롯데기공), 알토엔대우 등 6개사가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경합을 펼치고 있지만 업계는 하나 같이 가스보일러 사업에서 좀처럼 반등을 모색할만한 성장동력을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 가스보일러 ‘빅3’ 제조사들의 주력 콘덴싱 제품(왼쪽부터 경동나비엔, 린나이코리아, 귀뚜라미보일러 콘덴싱보일러)

보일러 판매 수익률 5% 미만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포화상태에 들어섰다. 제조기술 상향평준화로 제품 수명은 늘어난 반면, 신규주택 공급물량은 꾸준히 줄었기 때문이다. 또 가스보일러 부품 및 부자재 물가 상승으로 제조단가는 올랐지만 판매 대수는 최근 5년간 120만~130만대 선에서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게다가 고착화된 교체수요를 두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제조사들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의 평균 보일러판매 수익률은 5% 미만인 실정이다.

실제 지난 2018년 경동나비엔의 영업이익은 408억원으로 전년(477억원) 대비 14.4% 감소했다. 귀뚜라미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306억원으로 전년(340억원)보다 10% 줄었다. 린나이와 대성쎌틱도 각각 89.6%, 22.5%씩 감소해 업계 전체가 수익성 저조를 보였다.

때문에 콘덴싱보일러 의무화와 함께 올해 콘덴싱보일러 설치지원 예산이 추경된 데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신축건물(개별난방)에 대해 콘덴싱보일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올해 4월부터 시행된다. 그간 콘덴싱보일러의 보급률은 30% 안팎에 불과했으나 올해부터 콘덴싱보일러 대당 보조금이 20만원(저소득층은 50만원)으로 확대됐고 지원대상도 확대돼 올해 콘덴싱보일러 보급률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환경부·지자체 추경예산이 확보되면서 올 하반기 보일러사들의 사업실적이 주목된다. 올해 본예산(24억원)에서 336억원의 추경예산 반영으로 지원금 규모가 본 예산의 20배 가량 증액되면서 콘덴싱보일러 보급사업이 확대된 점은 보일러업계엔 둘도 없는 기회다.

그러나 일각에선 보일러 제품수명이 10년 안팎인데다 콘덴싱 설치가 제한되는 주거지가 많아 단기적으로 대규모 콘덴싱 교체수요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올해 교체시장 황금기를 맞아 보일러사들의 콘덴싱보일러에 대한 홍보와 영업에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일러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콘덴싱 의무화를 앞두고 보일러사들은 올해부터 판매할 친환경 물량 확보와 교체시장 영업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정부의 콘덴싱보일러 교체 지원사업과 발맞춰 가정 보급을 확대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확실하게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를 대중화시킴으로써 소비자에게 필수가전으로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여진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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