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김재형 기자] “앞으로 4년 간 서울시가스판매업협동조합을 다시 이끌게 됐는데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실감합니다. 서울조합 25곳의 지회 중 1/3은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오래된 건물에서 사용하던 LPG소비처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중화요리 음식점 등 요식업소에서는 화력 때문에 LPG를 고집하기도 했으나 건물을 신축하면서 도시가스용 고화력버너로 교체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습니다”

서울시가스판매업협동조합 이영채 이사장(61)은 2020년 정기총회에서 회원들의 만장일치 추대를 받아 2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 8년 간 조합을 이끌며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조합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소상공인시설개선 사업을 실시한 바 있는데 앞으로도 이 사업이 다시 진행되길 희망했다.

“영세 소상공인들이 LPG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은데 서울시에서도 이들 시설을 개선하는데 적극 나서야 합니다. 지자체가 재래시장, 분식집, 미용실, 소규모 식당 등을 대상으로 금속배관 교체사업을 하면 가스안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서울시가 지난 2016년 소상공인 LPG시설개선사업을 진행했는데 일회성에 그쳐 아쉬운 부분이 있어 예산이 마련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이영채 이사장은 가스온수기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기제조사들과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막기 위해 가스온수기는 연통을 설치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오히려 전기온수기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용량부족으로 만족도가 크지 않다는 것. 그가 몸담고 있는 관악에너지에서는 소비처에 가스온수기를 무상으로 설치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단다. 투자비를 회수하기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소비처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다. 조합을 주축으로 기기제조사와 협력해 경쟁력 있는 제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한때 겨울철 히트상품이었던 캐비닛히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기히터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지만 부탄을 사용하는 캐비닛히터는 제품의 발전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시장이 너무 축소됐지만 포기하지 말고 LPG수입사와 힘을 모아 캐비닛히터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기기개발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와 함께 LPG용기판매업도 IT 시스템을 갖춰 물류의 효율화를 꾀해야 합니다”

이영채 이사장은 작년부터 LPG시설에 원격계량기 검침기는 물론 발신형 절체기를 설치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는 다소 들지만 직원들의 근무형태를 바꾸고 물류비용을 절약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조합 회원들이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 청년인턴을 고용해 LPG사용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과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LPG시설에 대한 전문가인 판매사업자를 놔두고 굳이 큰 비용을 들여 비전문가가 시설을 검사한다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판매사업자들이 다시 한번 시설을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면 예산도 줄이고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李 이사장은 만약 지자체가 사업자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자체 평가항목을 세분화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청년인턴과 판매사업자 가운데 어느 그룹이 효과적으로 수행하는지 한번 테스트해보길 권유할 정도로 그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LPG판매업이 소상공인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만큼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IT 기기를 도입할 명분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사용량이 극히 적은 LPG소비처는 가스주문을 예약방식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절체기를 통해 용기 두 통을 사용한다면 소비자들이 한 통을 다 사용했을 시 판매업소에 전화를 걸어 미리 배송시간과 날짜를 정하는 것이죠.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LPG판매업소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자 이러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52시간 근무제 실행을 비롯해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기 위함이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토요일에 오전 근무로 마무리하고 일요일에는 쉴 수 있어야 3D업 이라는 오명에서 탈피 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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