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이후 정부의 강력한 주도로 우리나라 수소경제는 비약적인 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해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이며, 수소충전소 역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이지만 빠른 보급 속도에 걸맞게 세부계획이 합리적으로 잘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수소경제의 출발점은 수소의 생산 및 공급이다. 수소의 공급이 원활하여야 수소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수소경제의 큰 장점 중 하나인 탄소배출량 저감은 수소생산 단계에서 크게 좌우된다. 현재는 석유화학산업에서 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로 국내 수소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1대가 1년에 200㎏의 수소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수소전기차 10만대를 위해서는 연간 약 2만 톤 수소가 필요하게 된다. 부생수소는 정식 생산제품이 아니므로 탄소배출량 제로인 그린수소로 간주된다(기존의 생산제품에 탄소배출량이 모두 할당되어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는 연간 5~10만 톤 정도이며, 주로 울산, 여천, 대산에서 생산된다. 산술적으로는 수소전기차 수십만 대까지는 부생수소로 감당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부생수소는 생산가격보다 정제·저장·이송에 더욱 많은 비용이 소모되고 수소를 장거리 수송하게 되면 추가의 탄소배출 및 에너지 소모가 발생하게 된다. 현재 상황을 보면 부생수소 산지인 울산과 거리가 먼 지역인 강원도의 수소충전소에 대한 수소 공급가격은 몇 배의 차이가 나고 있다. 따라서 부생수소 공급량의 여유가 있더라도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제조식 수소충전소의 구축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소 수요가 많은 지역에 별도의 수소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으로는 천연가스의 개질을 통한 추출수소,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수소 등이 있다. 천연가스 개질은 기술의 완성도, 수소생산 단가, 수소의 대량생산 측면에서 아주 우수하지만 탄소의 배출이 수반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질구조상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곳이 없으므로 이산화탄소 회수기술의 적용도 고려할 수 없다. 단, 천연가스 자동차에 비해 천연가스로 생산한 수소로 운행하는 수소전기차의 에너지효율이 높으므로 결과적으로는 30~50% 정도의 탄소배출량 저감효과는 가진다.

물의 전기분해는 기술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 있으나, 수소생산 단가와 수소의 대량생산 측면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다. 재생에너지나 원자력발전의 전력을 이용해서 수전해수소를 생산하면 탄소배출량이 제로인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지만, 기존 전력망의 일반전기를 사용하여 수전해 수소를 생산하면 천연가스를 개질한 추출수소를 사용하는 경우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더 많아지게 된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충전소에 공급되는 수소의 단가를 낮추고 그린수소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린수소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은 부생수소, 수전해수소, 수입수소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것인데, 이의 적용에는 반드시 경제성의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부생수소는 가용량을 최대화해야 하며, 수전해수소는 전력공급 방법 및 수소생산 단가를 고려하여 생산량을 결정하여야 한다. 수입수소는 국내 생산과 비교하여 가격경쟁력을 가질 때에만 본격적인 수입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여건을 볼 때, 부생수소와 수전해 수소의 생산량은 최대 수십만 톤 정도로 예상되며, 본격적으로 수소를 수입하기 전까지는 추출수소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